[월드 히스토리] 英 보수당 정권 무너뜨린 ‘희대의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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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히스토리] 英 보수당 정권 무너뜨린 ‘희대의 킬러’

입력 2017-12-06 18:38 수정 2017-12-0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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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초 영국 보수당 내각을 몰락시킨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 크리스틴 킬러(사진)가 5일 밤(현지시간) 75세의 나이로 숨졌다.

가디언을 비롯한 현지 주요 일간지들은 킬러의 사망을 6일자 1면에 보도했다. 킬러는 최근 수개월간 폐질환으로 투병하다 잉글랜드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1942년 런던 억스브리지에서 태어난 킬러는 클럽 댄서 겸 콜걸로 일하던 61년 국방장관 존 프러퓨모(당시 46세)를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하며 영국 사회를 뒤흔든 사건의 중심에 선 여성이다. 그는 같은 시기 구소련 해군 장교 유진 이바노프(35)와도 정을 통했다. 이바노프는 당시 주런던 소련대사관에서 첩보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유부남인 국방장관이 어린 매춘부와 불륜을 저질렀고 그 여성이 소련 스파이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은 폭발력이 강한 ‘막장 드라마’였다. 국가 기밀이 적국으로 새어 나갔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둘의 관계는 도덕성 문제를 넘어 국가안보를 위협한 공안 사건으로 부각됐다.

프러퓨모는 처음에는 킬러와의 관계를 완강히 부인했다. 63년 3월 의회에서도 거짓증언을 했지만 결국 두 달 뒤 사실임을 인정하고 사임한다. 해럴드 맥밀런 총리도 그해 10월 사실상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보수당은 이듬해 총선에서 노동당에 패하고 정권을 넘겨주게 된다.

프러퓨모 사건으로 한창 시끄럽던 63년 킬러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세미누드 사진 작업에 모델로 참여하며 다시 화제를 뿌렸다. 킬러를 파티에 불러 고위층에게 소개한 의사 스티븐 워드는 포주 혐의로 재판을 받던 같은 해 8월 억울함을 주장하며 자살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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