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의 편지가 제 인생을 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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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의 편지가 제 인생을 구했습니다”

우간다 리치먼드 완데라 목사 방한

입력 2017-12-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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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차 일시 방한한 리치먼드 완데라 목사가 이달 초 서울 용산구의 한국컴패션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던 중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사랑해요.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20여년 전, 가난한 우간다 소년에게 전해진 영국인 소녀의 편지글은 소년의 인생을 절망에서 희망으로 바꿔 놨다. 편지에 자신의 이름을 계속 불러줌에 ‘나는 소중한 사람이구나’ 하는 존재 가치를 깨닫게 됐고, 예수도 만날 수 있었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크리스마스카드를 받아들고는 친구들에게 자랑하느라 바빴다. 사랑을 깨닫게 한 소녀의 편지가 그를 목회자의 길로 이끌어준 동력이 됐다.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사역 중인 리치먼드 완데라(36·캄팔라 뉴라이프침례교회) 목사 얘기다. 최근 서울 용산에 있는 국제구호단체 한국컴패션 사옥에서 방한한 그를 만났다.

완데라 목사는 8세 때 컴패션의 후원 아동이 됐다. 어릴 적 그의 삶은 어둡고 무기력한 기억이 대부분이다. 집에 강도가 들어 아버지를 잃었고, 말라리아로 친구가 죽는 모습을 보며 자랐다. 비가 새는 집에 살았고, 음식은 늘 부족했다.

그러던 중 동네 교회에서 운영하는 컴패션 어린이센터를 알게 됐고 이곳에서 당시 10대 영국 소녀의 편지를 받게 된 것이다. 그는 컴패션 후원으로 우간다 크리스천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했고, 이어 미국으로 유학을 가 무디신학교에서 ‘영성 형성’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그는 2009년 동아프리카 지역 목회자를 위한 비영리단체인 ‘목회자 제자훈련 네트워크’를 설립, 4000명 넘는 목사를 훈련시켰다. 2012년부터는 캄팔라 뉴라이프침례교회에서 목회를 이어오고 있다.

그가 목회자 제자훈련 사역에 매진하는 이유가 있었다.

“우간다에는 잘못된 신앙으로 아이를 희생 제물로 바치는 제사를 지내는 경우도 있어요. 또 많은 내전을 겪으면서 신앙의 선배들이 세상을 떠났고, 건강한 목회자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이런 가운데 복음을 잘못 해석해서 전파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그에게 있어서 제자훈련뿐만 아니라 어린이 사역 또한 중요하다. 그가 맡고 있는 교회 주변에만 200명 넘는 소녀들이 매춘에 내몰리고 있다. 학교에 가는 아이는 드물다. 그나마 컴패션의 도움으로 지역 아이들에게 성경 말씀을 전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조성해나가고 있다. 그 역시 컴패션을 통해 손 씻고 양치하는 법을 배웠다.

신앙을 갖고, 목회자의 길을 걸으면서 완데라 목사는 특별한 깨달음을 얻었다.

“가난은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물질적 가난과 정서적 가난입니다. 물질적 가난은 노력해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정서적 가난은 오직 내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믿음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글=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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