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설립 무산 플라이양양, 미리 뽑은 청년 150명 6개월간 ‘합격 희망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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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립 무산 플라이양양, 미리 뽑은 청년 150명 6개월간 ‘합격 희망고문’

입력 2018-01-03 18:54 수정 2018-01-0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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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 대기자들 수개월 ‘희망고문’

항공면허권 인가 결정 전
공고 내고 신규채용 나서
150여명 최종 임원면접
면허 안나오자 합격도 미뤄


저비용항공사 플라이양양에서 일하기 위해 임원 면접까지 봤던 취업준비생 150여명이 수개월의 ‘희망고문’ 끝에 취업전선으로 돌아갔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2일 플라이양양의 면허권 승인을 최종 반려하면서 회사가 존폐 기로에 놓였기 때문이다. 정부의 면허도 받기 전에 대규모 채용에 나서고 일부 응시자를 사내 행사에까지 동원한 회사의 무책임한 행태에 청년들만 상처를 입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플라이양양은 지난해 8월 신규채용공고를 내고 채용절차를 진행해왔다. 당시는 사업자 등록도 안 된 상태였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를 누리기 위해서는 올림픽 개막 전 취항이 필요하다며 서둘러 승무원과 일반직원 신규채용을 진행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플라이양양 합격대기명단에 오른 취업준비생들에게 돌아갔다. 항공사 측은 지난해 9월 승무원과 일반직군 150여명을 상대로 최종 임원면접을 진행했다.

추석 전후 합격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플라이양양은 “국토부의 항공운송사업자 면허권 인가가 연기되고 있다”며 10월 말로 최종합격 발표를 미뤘다. 플라이양양은 이후에도 국토부 인가 문제를 들어 11월로 다시 합격자 발표를 늦췄다.

플라이양양 관계자는 “본래 10월 승무원 및 직원들을 취항에 앞서 교육시킬 예정이었으나 국토부 인가 문제로 피치 못하게 무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격 대기자들은 ‘플라이양양 면허발급 청원 캠페인’ 행사 참석도 요청받았다. 플라이양양은 지난해 11월 말 최종 면접을 치른 150여명 중 수도권과 강원도 거주자를 중심으로 개별 연락해 캠페인 참여 의사를 물었다.

행사에 참석했던 A씨는 “연락을 받은 사람들 중 20여명이 캠페인에 참여했고, 현장 실무자로부터 ‘최종 합격한 사람들 위주로 연락을 취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합격이 절박한 상태여서 요청을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들은 12월 초부터 3주간 강원도 전역을 돌며 청원 캠페인을 진행했고 항공사 측은 일당 1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인가는 불허됐고, 플라이양양은 성탄절 이틀 뒤 이들에게 “면허 취득을 하지 못해 공개채용이 불가능해져 채용절차는 모두 취소할 수밖에 없다.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플라이양양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해 외부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보다 우리 회사에서 두 차례 면접을 진행한 분들이 청원운동의 당위성을 잘 이해하고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실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글=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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