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 기독교 내세관과 다른 ‘지옥’… 분별력 갖고 보자

국민일보

영화 ‘신과 함께’, 기독교 내세관과 다른 ‘지옥’… 분별력 갖고 보자

입력 2018-01-05 00:47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기사사진

올해 첫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신과 함께’의 한 장면. 무속 신앙과 불교의 사후 세계관이 혼합된 내용을 담고 있어 기독교적 내세관에 대한 분별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 함께’가 4일 관객 수 1000만명을 넘어섰다. 개봉 16일 만이다.

전반적으로 불교의 내세관을 따르고 있는 영화는 사망한 지 49일째에 망자가 좋은 곳에 다시 태어나길(윤회사상) 기원하는 의식인 49재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는 인간이 7개 지옥의 재판을 통과해서 환생한다는 사후 세계의 재판정을 상상해 담아냈다.

무속신앙과 불교의 사후 세계관이 혼합된 영화가 흥행하면서 교계에서는 기독교적 내세관에 대한 분별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화선교연구원(문선연·원장 백광훈)은 최근 홈페이지에 ‘기독교 신앙으로 신과 함께 읽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신과 함께) 영화를 통해 불교를 포함해서 율법적인 종교가 왜 선한 행위를 강조하는지 그 이유를 파악할 수 있다”며 “선한 행위를 하는 건 한편에서는 지옥의 심판을 이겨내려는 것이기 때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다음 생을 위한 업을 쌓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비교해 기독교 내세관을 설명하기도 했다. 문선연은 “무엇보다 성경에서 지옥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이 땅에서 바른 신앙을 갖고 윤리적인 삶을 살도록 환기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부자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눅 16:19∼31)를 예로 들면서 “온전한 육체로 지옥에서 사는 것보다 비록 지체 중 하나가 없다 해도 영생을 얻는 것이 낫다는 것을 나타낸다”며 “지옥은 이 땅에서 하나님 뜻에 합당하게 살지 않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극대화된 곳임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에는 기독교인이 분명히 경계해야 할 부분도 있다.

49재를 올리는 이유는 죽은 자의 환생을 위함이며 평소 제사를 지내는 이유는 망자가 후손을 보호해주는 조상신이 되길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총신대 이상원(기독교윤리) 교수는 “기독교의 내세관은 하나님의 모양과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이 다시 하나님의 나라로 돌아가는 것에 기초하고 있다”면서 “고인이 환생하거나 조상신으로 승화된다는 식의 해석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기독교의 장례예식은 죽은 뒤 천국 혹은 지옥으로 명확하게 나뉘는 기독교의 사후 세계를 반영해 유가족을 위로하며 점진적으로 일상생활에 복귀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합종교가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통해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장로회신학대 임성빈 총장은 “이 영화는 ‘효’와 ‘가족애’ 등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가치관을 강조하며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운 삶에 지친 현대인에게 거부감 없이 관심을 얻어냈다”고 평했다. 임 총장은 “혼합 종교를 담은 문화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독교인이 누구보다 윤리적인 삶을 사는 모습을 보이고 그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선행돼야 문화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반려인 연구소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