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 못 찾는 총신대, 입시비리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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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 못 찾는 총신대, 입시비리 의혹까지

총신대 학부생·신대원생들 김 총장 사퇴 요구 단식 4일째

입력 2018-01-08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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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째 단식투쟁 중인 총신대 신대원 비상대책위원장 곽한락 전도사가 서울 동작구 총신대 종합관에 설치된 천막 앞에서 ‘김영우 총장 사퇴’를 촉구하며 기도하고 있다.
총신대 학부생과 신대원생들이 지난 4일부터 서울 동작구 총신대 종합관 1층에서 김영우 총장 사퇴를 촉구하며 천막농성 및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이곳에 천막이 등장한 건 2016년 11월 ‘2000만원 배임증재’ 의혹이 불거지며 김 총장 사퇴의 불을 지핀 지 1년 2개월여 만이다. 7일 찾아간 현장엔 총신대 신대원 비상대책위원장 곽한락(58) 전도사가 홀로 성경을 넘기고 있었다. 곽 전도사는 “지난 나흘 동안 배 속에 들어간 건 당뇨약과 물이 전부”라면서도 “예비 목회자로서 진정한 광야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평상시라면 교회에서 장애인부 성도들과 예배드려야 할 시간인데 그게 제일 마음에 쓰이네요. 함께 단식 중인 전도사님들이 사역 마치고 곧 오실 겁니다. 저희에겐 이곳이 천막이 아니라 성막입니다. 구급차에 실려 가더라도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

총신대는 교단의 직접적 개입을 차단하는 정관개정, ‘정관 원상복구’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신대원생들의 졸업 거부, 모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전계헌 목사)의 비상사태 선포, 두 명의 총장 선출 사태 등을 겪으며 혼란을 거듭해왔다. 해를 넘겼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는커녕 ‘신대원 입시비리(부정탈락) 의혹’이란 혹만 붙였다.

농성 주관 단체인 학부 총학생회와 신대원 비대위는 “최근 총신대 신대원에 지원한 C씨가 1차 필기시험과 2차 면접을 모두 통과하고도 최종 탈락했다”며 “전 총학생회장 출신인 C씨가 2016년 김 총장 퇴진 촉구 시위를 주도했던 전력 때문에 합격 요건을 갖추고도 탈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칙에 따라 교수회의가 집행해야 할 학사행정을 불법으로 구성된 ‘신대원위원회’가 갑작스럽게 맡으면서 일어난 일”이라고 비난했다.

총신대에 천막이 세워지던 지난 4일 총회회관에선 ‘총신대 사태 해결 방안’을 주요 안건으로 실행위원회가 열렸다. 실행위에선 ‘김 총장을 지지하는 총신대 보직교수의 사퇴 촉구’ ‘사퇴 불이행 시 소속노회를 통한 목사직 면직’ ‘김 총장 사퇴를 위한 법적 소송 진행’ 등이 결의됐다. 졸업거부를 선언한 총신대 신대원 3학년 170여명에 대해선 학위를 받지 못하더라도 강도사 고시 응시자격을 주기로 했다. 실행위 결의를 통해 김 총장 사퇴를 압박하고 신대원생들이 입게 될 피해에 보호막을 친 것이다.

하지만 사태 수습을 위해선 더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법 상 재단이사회가 총신대 운영의 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결국 총신대 정관과 사학법 틀 안에선 교단이 아무런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단 내 목회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익명을 요구한 총신대 출신 목회자는 “내 모교로 인해 태동된 교회에서 사역하면서도 내 배가 부르니까 외면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글·사진=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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