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시온의 소리를 들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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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소리] 시온의 소리를 들으라

입력 2018-01-09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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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은 한국교회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불멸의 기록이다. 장대현교회에 임한 성령의 강권적 역사로 인해 저녁에 시작한 집회가 이튿날 새벽 5시까지 이어졌고, 성도들은 가슴을 치며 눈물로 회개했다. 그날 밤의 영적 각성은 기생과 환락의 도시 평양을 거룩한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바꿨다. 그런 부흥운동의 100주년을 맞이해 한국교회는 2007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기념집회를 가졌다.

그런데 그 뜻깊은 행사를 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교회를 위협하는 큰 시험이 찾아왔다.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이 터진 것이다. 물론 아프가니스탄 구호활동은 좋은 일이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당시 제대로 된 위기관리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했고 책임지는 지도자도 없었다. 이후 교회나 목회자를 향한 산발적인 공격이 한국교회 전체를 향한 집단적 공격으로 돌변했다. 그 결과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은 ‘개독교’ ‘먹사’ 등 입에 담기에도 부끄러운 조롱 대상이 되고 말았다.

우리가 정신을 못 차린 탓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분열됐다. 물론 연합기관을 더욱 잘 운영해 보겠다는 다짐으로 한국교회연합(한교연·현 한국기독교연합)이 생겼다. 연합기관은 조금 오염된 물이 흐르고 이끼가 끼어도 그보다 중요한 것이 대표성이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한기총과 한교연을 합치겠다고 또 하나의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생겨났다. 어떻게 하다 보니 제3의 연합기관이 또 하나 세워진 것이다. 물론 한교총은 앞으로 두 연합기관을 하나로 묶는 중재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만약 3개 연합기관으로 화석화돼 버린다면 한국교회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이런 분열 상태를 가장 좋아하며 박수칠 세력이 따로 있다는 걸 우리는 알아야 한다.

지금도 반기독교 세력은 한국교회를 와해시키려고 얼마나 치밀한 작전을 세우고 있는지 모른다. 그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은 손자병법의 ‘이간계(離間計)’다. 그러므로 세 개의 연합기관이 그대로 굳어져 가는 모습은 어김없이 그들의 전략에 놀아나는 것이다.

연합기관은 약간 문제가 있더라도 반드시 대표성이 있어야 한다. 깨끗한 운영만큼 중요한 것이 대표성이다. 대표성을 갖고 대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미국교회를 보라. 빌리 그레이엄 목사 시대까지 복음적·사회적 기독교가 절묘한 융합을 이루며 영향력의 정점을 이뤘는데, 그 뒤로 사회적 리더십을 상실하고 교단·개교회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동성결혼 합법화 등 반기독교적 사상과 문화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만 것이다.

나는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와 종교인 과세 대책 문제 등을 위해 최전선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대정부·대사회적 소통과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교회가 연합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절실한지 온몸으로 느꼈다.

반대로 교회가 서로 갈라져 제각각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큰 아픔인지도 깨달았다. 적어도 지도자라면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 시대적 책임을 느낀다면 무조건 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그런 과정에 왜 제약이 없겠는가.

그러나 여러 가지 제약을 따지다가 교회 생태계가 깨져 버리고 우리 모두의 교회가 무기력하게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오스만튀르크의 메흐메드 2세가 콘스탄티노플을 공격해 올 때도 동로마교회 지도자들은 계속 싸우고 있었다. 볼셰비키혁명이 일어나고 있을 때도 러시아정교회 지도자들은 네프스키 수도원에 모여 싸우고 있었다. 우리는 그 뼈아픈 역사의 비극을 기억해야 한다.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제시한 2018년 키워드는 ‘왝 더 독(Wag The Dogs)’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의미다. 한국교회는 아주 사소한 문제로 인해 또 분열하고 위기를 당할 수 있다.

한국교회 이름으로 호소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감히 고한다. 모든 연합기관이여, 그 어떤 명분과 조건이라도 다 내려놓고 무조건 하나를 만들라. 연합기관이 하나 되어야 대사회적 대표성을 갖게 되고 정부를 향해서도 한목소리를 내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한국교회여, 시대를 향한 이 시온의 소리를 들으라.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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