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함께, 따뜻한 대한민국 만듭시다] “기부 줄어 ‘연탄보릿고개’ 앞두고 걱정”

국민일보

[다 함께, 따뜻한 대한민국 만듭시다] “기부 줄어 ‘연탄보릿고개’ 앞두고 걱정”

<4·끝> 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 인터뷰

입력 2018-01-09 00:01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기사사진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가 지난 3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연탄은행에서 국민일보와 함께 진행한 ‘다 함께,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공동 캠페인의 성과와 의미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신현가 인턴기자
국민일보와 밥상공동체·연탄은행(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은 ‘사랑의 연탄 300만장 나누기’를 목표로 ‘다 함께, 따뜻한 대한민국 만들기’ 공동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에너지 빈곤층은 연탄 가격이 오르면서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노원구 연탄은행 사무실에서 허 목사를 만났다.

허 목사는 “연탄 가격은 매년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많다”며 “배려하는 마음으로 어려운 이들을 돕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성적인 경기 침체와 급작스러운 정권 교체, ‘어금니 아빠’ 사건 등의 여파로 기부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연탄은행의 경우, 통상 2월 이후 후원이 크게 준다. 그 이후부터는 이미 모금된 후원금을 쪼개 에너지 빈곤층이 꽃샘추위를 날 수 있도록 조율해야 하는 ‘연탄보릿고개’ 기간이 시작된다.

하지만 허 목사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 희망을 걸고 있다.

그는 “후원은 감소했지만 봉사자들의 활동은 오히려 5% 정도 늘었다”며 “연탄을 정기적으로 배달할 수 있는 직원 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마다 연탄봉사를 와 주시는 것이 매우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부모들이 미취학 아동들을 데리고 현장 봉사를 오는 일이 늘어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어린시절부터 이웃을 배려하는 삶을 경험하면 나중에 어른이 됐을 때도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연탄 가격이 15% 정도 올랐다. 장당 660원 정도다. 연탄으로 겨울을 나야 하는 에너지 빈곤층에 연탄가격 상승은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다. 허 목사는 ‘연탄가격 이원제’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는 “정부에서 연탄 가격을 올리는 대신 쿠폰을 준다고 하지만 그 쿠폰으로는 겨울을 나기 어렵다”며 “상·공업 용도로 사용되는 연탄 가격은 올리더라도 난방 용도로 사용되는 연탄은 가격을 동결하는 방안을 활용하면 에너지 빈곤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탄은행은 올가을 그동안 어려운 이들에게 연탄을 나눠준 경험을 토대로 ‘연탄신학’의 의미와 가치를 세상에 전파할 예정이다. 허 목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낸 한국교회는 더욱 낮아져야 한다”며 “이전에는 민중신학이 있었다면 이제는 연탄신학이 그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탄은행은 교회를 먼저 세우고, 복음 전파와 구제 활동을 이어가는 일반적인 목회와는 다른 목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탄은행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한 에너지 빈곤층이 하나님을 예배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서울 부산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연탄교회가 설립되고 있다. 예수를 모르던 이들이 연탄을 통해 예수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허 목사는 연탄을 나누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탄을 통해 복음의 역사까지 이룬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는 “예수께서도 헐벗고 굶주린 자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는 것이 바로 내게 주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봉사와 나눔은 제2의 예배로서 단순한 구제를 넘어 하나님 나라를 완성해가는 복음의 도구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허 목사는 “연탄 사역을 단순한 구제활동으로 보지 말고 하나님 나라를 열어가는 활동으로 봐 달라”며 “요셉이 굶주린 이들을 위해 창고를 비웠듯이 한국교회 또한 현장에서 어려운 이들을 섬기는 사회선교 전략을 시행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글=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반려인 연구소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