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동개혁·사회안전망 확충 위한 대타협 절실하다

국민일보

[사설] 노동개혁·사회안전망 확충 위한 대타협 절실하다

“최저임금 큰 폭 인상은 지속가능하기 어려워… 소득불균형 해소 등 해법 위해 노사정 지혜 모아야”

입력 2018-01-08 17:26 수정 2018-01-0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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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새해 벽두부터 사회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060원(16.4%) 오르자 노동시장에서는 경영 부담을 줄이려고 직원을 해고하는 등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소득 불평등을 줄이자는 취지의 정책이 영세 사업장 경영 악화와 일자리 감소라는 부정적인 후폭풍을 낳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 초기에 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 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건강하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인데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문재인정부는 공약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릴 방침인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영세한 곳이 많아 최저임금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소상공인에게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는 정책(일자리안정자금)을 시행하고 있지만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도 ‘한시적’이라고 언급했듯 근본 대책은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소득 양극화를 완화할 보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대기업·중견기업, 프랜차이즈 본사가 중소기업이나 가맹점을 착취하는 불공정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과도한 임대료 상승을 억제할 대책도 필요하다.

노동시장 개혁도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다. 평균 연봉 9000만원이 넘는 현대차나 기아차 노조가 일반 노동자들이 보기에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임금 인상안을 거부한 채 파업하는 건 이기주의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137개국 중 정리해고 비용에서 112위, 고용 및 해고 관행에서 88위를 차지했다. 일방 해고를 허용하자는 게 아니라 다수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의 노동 유연성은 확보하자는 것이다. 부당해고 구제를 강화하는 등의 예방 장치는 그것대로 마련하면 된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려면 사회 안전망 확충이 함께 가야 한다. 해고되면 곧장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상황에서 노동 유연성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실업급여 인상 등 고용 안전망을 조밀하게 짜야 하고 이를 위한 재원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 어느 일방이 아니라 모든 경제 주체들의 적절한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노·사·정 대타협이 필요한데 창구인 노사정위원회가 겉돌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민주노총도 조속히 노사정위에 복귀해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한 지혜를 모으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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