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떠난 필그림교회, 700석 예배당에 달랑 17명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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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떠난 필그림교회, 700석 예배당에 달랑 17명 예배

‘동성애 반대’ 뜻 지키기 위해 1200만 달러 상당 건물 포기

입력 2018-01-09 00:00 수정 2018-01-0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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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 관계자 등 17명이 7일 미국 뉴저지주 파라무스 필그림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독자 제공
필그림선교교회(양춘길 목사·구 필그림교회)가 동성애 반대 뜻을 지키기 위해 시가 1200만 달러(약 128억원) 상당의 예배당을 포기했다는 보도(국민일보 1월 4일자 25면) 이후 SNS에선 수백개의 응원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 재산권을 가진 미국장로교(PCUSA) 동부한미노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간 교회 관리비=노회 예산’

필그림선교교회가 지난달 24일 포기한 미국 뉴저지주 파라무스 예배당은 대지면적 1만6198㎡(4900평), 연면적 5024㎡(1520평) 규모다.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예배당과 영어예배실, 어린이 예배실 등이 있다. 교회 건물을 유지하려면 월 2만 달러가 필요하다. 동부한미노회의 1년 예산은 24만 달러다. 연간 교회 관리비와 노회 예산이 같은 셈이다.

당초 필그림선교교회는 동부한미노회에 ‘향후 5년간 60만 달러를 노회에 지원할 테니 건물을 갖고 교단을 탈퇴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노회는 4년간 이 문제를 끌다가 2016년 12월 거부했다. ‘필그림선교교회가 나가면 남아있는 400여개 한인교회 목사들이 동성애를 찬성한다고 생각하고 교회 평화와 연합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지역교계의 한 관계자는 “노회가 건물을 매각하지 않는 이상 현상 유지는 고사하고 노회 운영 자체도 힘들 것”이라며 “2∼3년 전 같은 타운에서 교회가 힌두문화센터와 무슬림 사원으로 바뀐 사례가 있다”고 귀띔했다.

동부한미노회, 예배당 어떻게 처리하나

동부한미노회 관계자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인수한 예배당에서 성도 5명과 함께 모임을 갖고 있다. 7일에도 700석 예배당에서 17명이 모였다.

설교를 한 PCUSA 한인목회실 관계자는 “PCUSA는 지금까지 해오던 목회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동성애를 당당하게 거부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면서 “두 가지 자세(교단 탈퇴 혹은 잔류)는 어느 하나가 다른 것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다. 둘 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자세”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과 달리 PCUSA는 친동성애 정책을 노골적으로 펼치고 있다. 실제 PCUSA는 노회 입장과 반대로 2014년 결혼의 주체를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서 ‘두 사람’으로 바꿨으며, 오는 5월 동성혼을 포함한 결혼예식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미국 백인교회가 주류인 상황에서 동부한미노회는 172개 노회 중 하나일 뿐이다.

노회는 최근 성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교단법을 지키지 않아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양춘길 목사는 진심으로 회개해야 한다”면서 “PCUSA의 참된 정신인 ‘신앙양심의 자유’를 배우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 목사는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며 “미국 전역과 한국, 세계 선교지에서 수많은 격려의 메시지를 받았다. 주변에 성경대로 살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이 많다는 사실에 큰 힘을 얻었다”고 답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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