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대화 정례화 통해 상호 신뢰 구축해 나가야

국민일보

[사설] 남북대화 정례화 통해 상호 신뢰 구축해 나가야

“南, 비핵화 원칙 견지하며 관계 개선 방안 모색해야… 北, 핵 도발 되풀이한다면 역풍에 직면할 것”

입력 2018-01-09 17:31 수정 2018-01-09 22:50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북한 대표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확정됐다. 남북은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고 3개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북측 대표단 참가를 위한 후속 협의는 문서로 진행키로 했다. 북측은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키로 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북한 방문단이다.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언급함으로써 더 높은 차원의 남북 대화 가능성도 열어 놨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초석은 마련됐다.

남북이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키로 한 점도 의미 있는 합의로 평가된다.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된 셈이다. 북측이 회담에 앞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다양한 대화 채널이 복원됐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남측이 제안했던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과 관련된 내용이 빠진 점은 아쉽다. 남북이 한반도 문제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키로 한 점은 북측의 통남봉미(通南封美)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한·미 간에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서두르지 말고 끈기를 갖고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게 순리다. 일회성 접촉이 아닌 남북 대화 정례화 등을 통해 상호 신뢰부터 쌓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도취돼선 안 된다. 평창올림픽 이후까지 고려한 큰 그림을 그릴 때다. 남북 관계 개선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북 관계 개선에 과도한 의욕을 보이다가 자칫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흩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 기간 대북 독자 제재 유예가 그러하다. 대원칙은 비핵화다. 한·미동맹의 기조를 훼손하지 않고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이는 전략을 유지해야 한다. 최소한 한반도 위기관리가 가능한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 시간만 벌어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해선 안 되는 것이다.

북한도 신뢰 구축에 협조해야 한다. 고위급 회담 이후 한·미 연합훈련 중단, 미국 전략자산 전개 중지 등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다면 평창 참가가 위장 평화공세임을 스스로 입증하는 셈이다. 북측 대표단 단장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남측의 비핵화 발언에 불만을 표시한 대목은 그런 점에서 벌써부터 우려스럽다. 진정성을 가지려면 평창올림픽 이전 비핵화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평화 공세 후 도발이라는 과거의 행태를 보인다면 군사적 옵션을 비롯한 더욱 강력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남북 대화를 통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면서 핵보유국 인정을 노리는 전략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많이 본 기사

반려인 연구소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