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습관, 신앙을 말하다’ 한기채 목사] 사소하지만 거룩한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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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습관, 신앙을 말하다’ 한기채 목사] 사소하지만 거룩한 습관

입력 2018-01-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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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채 중앙성결교회 목사가 9일 서울 종로구 교회 당회장실에서 신앙생활에 있어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현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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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채(59) 중앙성결교회 목사는 “신학생 때 들인 습관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서울신학대학교 신입생이던 1978년, 그는 ‘한 시간 이상 기도하기’ ‘성경 10장 이상 읽기’ ‘책 100페이지 이상 읽기’ ‘영단어 10개 이상 외우기’ 등 10가지 습관을 정해 10개월간 매일 실천했다. 이 습관으로 88년 미국 유학 전까지 영어사전 1권을 거의 다 외웠고 책도 이틀에 한 권씩 읽을 수 있었다. 이때 쌓은 내공은 미국 밴더빌트대학과 대학원에서 남들보다 빨리 2개의 석사·박사학위를 받는 데 큰 힘이 됐다.

매일 쌓은 기도 습관은 온 가족 구원은 물론, 삼형제 모두 목회자가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가 “거룩한 삶은 일상의 사소한 습관에서 시작된다. 거룩한 습관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하는 이유다. 그런 그가 최근 ‘습관, 신앙을 말하다’(토기장이)를 출간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9일 서울 종로구 중앙성결교회 당회장실에서 한 목사를 만났다.

한 목사가 10가지 습관을 들이기로 마음먹은 건 입학식 당시 받은 충격 때문이었다. 불신 가정에서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온 신학대였지만 주변 동기들은 가족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진학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열패감에 시달리며 진로를 놓고 기도하던 중 “‘좋은 목사’가 되려면 ‘좋은 습관’을 만들라”는 음성을 듣는다. 이때 받은 영감으로 완성된 것이 10가지 습관이다. 매일 열 가지 항목을 실천하는데, 한 항목을 실천하지 않으면 한 끼를 굶었다. 그는 “4가지 항목을 실천 못한 날이 있었는데, 그럴 땐 하루 종일 굶고 그다음 날 한 끼를 금식했다”며 “힘들었지만 몸에게 ‘너 나와 살려면 내 말 들으라’며 습관을 들였다”면서 웃었다.

책은 2016년 매달 첫째 날 교회에서 열린 ‘월삭새벽기도회’ 당시 그가 설교한 내용을 묶은 것이다. 책에는 ‘거룩한 습관’이란 제목 아래 매달 ‘새벽기도’ ‘시간관리’ ‘감사’ ‘긍휼’ ‘경청’ ‘분노 다스리기’ 등 12가지 주제가 담겼다. 본문에는 ‘새벽기도’와 같은 신앙습관보다 ‘시간관리’처럼 일상과 직접 연관된 습관이 더 많다.

이토록 일상과 신앙생활에 있어 ‘거룩한 습관’을 강조하는 건 이것만이 신앙인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설교를 듣고 순간적으로 은혜를 받을 수 있지만 삶으로 연결되려면 습관을 바로잡는 일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목사는 이를 자전거 타기에 비유했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몸이 익숙해져야 자전거를 잘 탈 수 있듯 신앙생활도 거룩한 습관을 들여야 거룩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했다.

‘거룩한 습관의 생활화’를 위해 한 목사는 올해부터 전 교인을 대상으로 ‘좋은 습관 들이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책에 제시한 12가지 습관이나 자신에게 필요한 습관 중 3가지 항목을 정해 1년간 꾸준히 실천하자는 게 프로젝트의 주된 내용이다.

새해 독자에게 추천할 만한 습관으로는 ‘경청’과 ‘분노 다스리기’를 꼽았다. 그는 “기도할 때 무조건 아뢰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5분이라도 하나님 말씀을 경청하는 습관을 들이면 신앙생활이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긍정적인 언어습관도 중요하지만 급히 화를 내는 습관을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며 “분노하기 전 스스로를 성찰해 타인을 용납하고 용서하는 습관을 들여보자”고 권했다.

한국교회를 바꾸는 힘도 결국은 거룩한 습관에서 나온다는 게 한 목사의 지론이다. 그는 “제러미 테일러, 윌리엄 로, 요한 웨슬리 등 유수 신학자의 삶을 바꾼 것도 거룩한 습관 덕”이라며 “교회가 성경공부 위주의 훈련에서 벗어나 성도가 스스로 거룩한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충분한 동기 부여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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