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하고 복잡한 구약,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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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하고 복잡한 구약,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읽기

입력 2018-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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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에 나오는 시내산의 정확한 위치는 확실치 않다. 학자들은 해발 2291m의 '예벨 무사'를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풀 한 포기 자라기 어려운 예벨 무사를 아침 햇빛이 장엄하게 비추고 있다. 두란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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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성경일독을 계획하는 크리스천이 많다. 신약에 비해 구약은 매우 복잡할 뿐 아니라 생소한 내용이 많아 성경을 읽을 때도 뒷전으로 밀릴 때가 많다. 21세기 현대인의 관점에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동행하셨던 하나님의 뜻을 간파하기란 목회자나 성도들이나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구약성경을 한결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읽도록 도와주는 책을 소개한다. 책 자체를 일독하는 것도 좋지만 성경 본문을 읽다가 궁금한 대목을 찾아보는 참고서로 삼아도 좋을 책들이다.



최근 발간된 역사지리로 보는 성경(두란노) 구약편 세트는 성경의 배경이 되는 지리와 역사적 특징을 상세하게 알려준다. 저자 이문범 교수는 이스라엘 성지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총신대 신학대학원과 평생교육원의 성경지리 외래교수다. 경기 사랑누리교회 담임 목회를 하면서 성경지리 학습을 위해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고 이를 가르쳐 왔다. 저자는 성경의 많은 사건과 예언의 성취가 당시 배경이 됐던 지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지리와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말씀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시내산은 출애굽기뿐 아니라 레위기, 민수기 등 모세오경의 주요 무대다. 많은 학자들은 시내 반도에 있는 ‘예벨 무사’를 성경 속 시내산으로 추정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쪽 ‘알 라우즈산’이 시내산이라고 주장하는 등 여러 소수설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저자는 이 같은 성경지리학계의 흐름을 소개한 뒤 “알 라우즈산이나 예벨 무사나 주변 환경은 둘 다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든 산”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사람이 살기 힘들기에 은혜로 살아가야 하는 환경이었음을 인지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 여정을 바라볼 것을 권하고 있다.

민수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가데스바네아를 거쳐 모압 평지로 이동한다. 숫자를 세었다는 의미에서 민수기란 이름이 붙었지만 히브리어로는 ‘베미드바르’, 즉 ‘광야에서’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야말로 민수기는 광야의 기록으로, 광야 생활 40년 중 36년 이상을 포함한다.

지리적 특성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지형의 특징이 당시 삶의 모습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현장의 사진과 컬러 지도, 상황을 묘사한 삽화까지 곁들여 흥미롭게 따라 읽을 수 있다. 지난해 출간된 신약에 이어 총 3권으로 발간됐고 여기에 부록으로 ‘지도 그리기’를 수록했다. 지시에 따라 지도 위에 이스라엘 민족의 이동 경로를 비롯해 주요 지형 지물을 표시하다보면 구체적이고 시각적으로 성경 속 이야기들이 다가온다.

구약성경 개론(두란노)은 노먼 가이슬러 박사가 1977년 내놓은 책을 번역한 것이다. 구약 전반을 그리스도 중심의 관점에서 읽어나간다는 점이 특징이다. 저자는 “성경은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규범에 의하지 않고 성경을 이해하는 길은 없다”고 단언한다. 구약은 그리스도의 대망이라는 관점에서, 신약은 그 대망의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그리스도를 바라보기에 신구약 전체 66권을 관통하는 주제가 곧 그리스도라는 것이다.

그는 먼저 구약을 율법서(창세기∼신명기), 역사서(여호수아∼에스더), 시가서(욥기∼아가), 선지서(이사야∼말라기) 4개 분야로 나눈다. 분야마다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바라볼 때 관통하는 주제가 있다. 율법서는 ‘그리스도께서 오실 기초’를 마련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메시아가 그들 혈통에서 오실 민족의 선택(창세기), 구속(출애굽기), 성화(레위기), 인도(민수기), 교훈(신명기)을 통해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올 기초를 닦은 것이다.

이어지는 역사서는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하는 본문들이다. 시가서에는 그리스도에 관한 열망이 있고, 선지서는 그리스도를 기대하며 바라보게 한다고 분석한다. 이렇게 전체를 조망한 뒤 각 권마다 저자, 저작연대, 수신자, 수신자들의 거주지, 저술 목적, 주요 내용을 짤막하지만 핵심만 뽑아 개괄하고 연구문제까지 제공한다.

구약성경 전체를 일관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구약성경 읽기에 획기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다. 1948년 이스라엘의 국가 수립을 예언의 성취로 보는 등 제한적이나마 간간이 등장하는 세대주의적인 해석이 거슬리는 독자들이 있을 듯하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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