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방위적인 낙하산 인사… 근절 약속은 빈말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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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방위적인 낙하산 인사… 근절 약속은 빈말이었나

입력 2018-01-1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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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가 공공기관장 낙하산 인사 근절을 표방했지만 새해 들어서도 ‘코드인사’ ‘보은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9일 취임한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대표적이다. 김 사장은 민주당 충북도당 부위원장, 충북도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비상근부대변인을 거쳐 원내대표 비서관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다. 가스안전 분야 경험이 거의 없는데도 전격 임명됐다. 문재인 후보 대선 캠프에서 활약했던 오영식 전 의원이 코레일 사장에, 이상직 전 의원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사실상 낙점됐다는 이야기가 속속 흘러나오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문 대통령에 이어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은 실언이 되고 만 셈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엔 이미경 전 의원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에, 이강래 전 의원이 한국도로공사 사장에 각각 취임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는 시민사회운동가 출신 김성주 전 의원이 임명됐다.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라고 하기에는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인사였다. 대선 캠프에서 역할을 담당했던 전직 의원들에 대한 보은인사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낙하산 인사는 역대 정권마다 반복돼 왔다. 문재인정부는 과거 정부를 비판하며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지만 자신들도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논란을 자초하고 있어 씁쓸하다. 정무적 역량이 필요한 자리에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을 중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성이 필요한 기관에까지 마구잡이로 보은인사를 하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이렇게 임명된 기관장이 경영의 내실을 기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임명권자나 정치권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한 게 익히 보아온 낙하산 기관장들의 행태였다. 국민들에게 공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공공기관이 낙하산 인사로 부실해진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공공기관장 자리는 정권의 전리품이 돼서는 안 된다. 새해 들어 공공기관장 인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데 더 이상 낙하산 인사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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