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지는 마중물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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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지는 마중물 되려면

입력 2018-01-1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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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은 10일 밤 통화에서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적절한 시점과 상황’을 조건으로 대화의 문을 열어 놨다. 최대의 압박에 무게를 두며 대북 제재를 주도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말하기 시작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로 다가온다. 북한의 가시적 행동 여부에 따라선 조기 북·미 대화까지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냉정히 따져 단기간에 북한의 변화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청산 없이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핵무력은 정치적 흥정물이 아니라는 11일자 북한 노동신문과 같은 흐름이다. 고위급 회담 북측 단장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회담에서 비핵화 거론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평창만 얘기하고 비핵화에는 발끈하는 북한이다. 당분간 자신들의 조건을 미국에 간접 타진하며 고자세를 유지할 듯하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오는 4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즈음한 시기에 한반도 정세는 대결과 대립 국면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

비핵화는 양보할 수 없는 대원칙이다. 남북한과 미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만큼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다. 쉬운 것부터 단계적으로 해결하는 게 순리다.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를 위한 마중물이 돼야 한다. 유연하게 대처하되 비핵화는 집요하게 거론하며 압박해야 하는 이유다. 북측이 대규모 경협 문제를 꺼낼 경우 미국과 함께 풀어야 한다는 논리로 북·미 대화를 자연스럽게 엮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세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남북 대화 성과에만 급급해 공조의 틀을 흩트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적절한 시점과 상황의 조건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 또는 핵·미사일 도발 중단이다. 북한이 선택해야 한다. 핵을 고집하는 한 김정은 정권의 생존은 장담하기 어렵다.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로 이어지지 못하면 심판의 시간이 올 수 있다는 해외 언론들의 경고를 허투루 들어선 안 된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에 부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평화 공세 후 도발은 더욱 가혹한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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