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명희] 5G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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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이명희] 5G 전도사

입력 2018-01-11 17:36 수정 2018-01-1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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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왕좌에 오르도록 기틀을 다진 주역은 진대제·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다. 진 전 사장은 반도체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64메가·128메가·1기가 D램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그의 별명은 ‘미스터 칩(반도체)’이다.

매사추세츠주립대 박사 출신의 황 전 사장은 2002년 ‘무어의 법칙’을 뒤집는 ‘황의 법칙’을 선언하고 이를 입증해 보였다.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는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는 18개월 만에 2배씩 늘어나고, PC가 이를 주도한다”고 했다. 황의 법칙은 “18개월이 아니라 1년에 2배씩 늘어나고 PC가 아닌 휴대전화와 디지털가전이 주도한다”는 것이다.

2014년 KT 회장에 취임한 뒤 그는 ‘기가 전도사’ ‘5G(세대) 전도사’로 불린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2015년 3월 ‘MWC’ 기조연설에서 5G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그 결과물이 다음달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인다. 봅슬레이 썰매에 모듈을 달고,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에게 GPS를 장착해 실시간 움직임을 볼 수 있다. 방송은 6개 외국어 번역 서비스가 올림픽 IPTV에서 실시간 자막으로 제공된다. 5G는 4G LTE보다 속도가 20∼100배 빠르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 처리와 실시간 연결이 가능하다. 자율주행차, 로봇,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4차 산업혁명의 네트워크 기반이 5G다.

무선 분야 2위였던 KT가 SK텔레콤은 물론 우리보다 앞서 준비해 온 일본 NTT도코모를 제치고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에 나서는 것은 황 회장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5G 국제표준을 선도하고 인텔 회장이 그의 방을 찾을 정도니 상전벽해다. 최근 황 회장을 흔들려는 움직임이 이는 것은 안타깝다. KT와 포스코는 민영화된 지 십수 년이 지났어도 정권 교체 때마다 낙하산 인사의 흑역사가 반복됐다. ‘적폐청산’을 외치는 현 정부는 이러한 적폐는 따라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닐까.

이명희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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