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천화재 교훈 제도화로 참사 재발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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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천화재 교훈 제도화로 참사 재발 막아야

“시설·제도 정비, 소방 대응력 강화 등 과제 많아… 개선대책 철저히 시행하고 유족 눈물도 닦아줘야”

입력 2018-01-11 17:23 수정 2018-01-1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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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이 29명이 사망한 제천 복합건물 화재에 대한 소방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11일 제천 현지에서 발표했다. 내외부 전문가 24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이번 화재가 필로티 건물의 취약성, 건물주의 소방안전관리 부실, 신고와 대피의 지체, 초기 소방 대응력의 역부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소방의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대형 화재 때마다 숱하게 지적됐던 문제점들이 이번에도 대부분 재확인됐다. 소방청은 현장 정보 수집과 상황 전파 소홀, 적절한 상황 판단 결여 등으로 사태를 키운 책임을 물어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해제하고 현장 지휘관 등 3명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최종 조사결과가 나왔지만 소방당국은 제천화재를 더 면밀히 복기해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문제점을 반영해 화재예방 및 구조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가지 않으면 비슷한 참사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마련한 재발방지 대책은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소방차 출동에 방해되는 차량 등 장애물을 강제로 밀어내고, 손실보상에 대해서는 소방기관이 전담 대응하기로 했다. 불시 소방특별조사를 확대하고 비상구 폐쇄 등 중대한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처분 등 강력 조치할 방침이다. 다중이용시설은 기존 건축물이라도 강화된 규정을 적용하는 등 시설 개선도 추진한다. 소형복합고가사다리차 등 기동성이 뛰어난 소형 특수장비를 개발해 보급하고 소방인력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골든타임 내 소방차가 출동할 수 있도록 우선신호제를 도입하고 다중이용시설 밀집지역이나 소방차 진입 곤란 지역은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화재예방과 신속한 구조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인데 대책 마련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작동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 신년사에서 “국민 안전을 정부의 핵심 국정목표로 삼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며 “대규모 재난과 사고에 대해서는 일회성 대책이 아니라 상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이 빈말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챙겨야 한다. 정부는 지휘관 소방역량 향상, 소방 여건 개선, 취약 건물에 대한 제도 정비, 재난훈련 강화 등 종합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제천화재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을 보듬어주는 것도 정부의 몫이다. 사고 수습과 보상, 장례비 지원 등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겠다. 유족들이 원할 경우 제3의 기관이나 국회 차원의 추가 조사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국민들도 대피 및 구조 요령을 숙지하고 재난훈련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안전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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