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었지만… 안전상비약 논의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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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었지만… 안전상비약 논의 오리무중

입력 2018-01-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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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상비약 품목정비가 약사회의 반발에 부딪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안전상비약 품목조정 논의가 해를 넘겼지만 기본적인 방향조차 정해지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4일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 5차 회의를 열고 품목 조정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한 대한약사회 측 인사의 자해소동으로 위원회가 연기됐고, 다시 열리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약사회 등은 지난 12월17일 청와대 인근에서 안전상비약 확대 반대 집회를 열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약사회는 “안전상비약 확대가 국민건강의 위해를 가져오고, 특정 재벌이나 대기업에 특혜만 주는 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도 자체를 폐지하거나 일부 심각한 안전상 문제가 있는 품목이라도 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약사회는 공휴일과 심야시간대 진료공백 해소를 위한 공공심야약국 도입과 약국·의원 당번제 시행을 제안했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편의를 위해 품목확대가 필요하고, 약사회 주장은 직능 이기주의라고 비판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약사회가 편의점 의약품판매가 숱한 부작용을 일으키며 국민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하지만 직역 이기주의에 매몰된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일반의약품 분류기준이 ‘오남용 우려가 적고, 유효성·안전성이 확보된 의약품으로 환자 스스로 적절히 판단해 사용할 수 있다’고 정의돼 있듯이 안전성 문제제기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해 12월 중 6차 회의 개최 의지를 밝혔던 보건복지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차기 회의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다. 복지부 약무정책과 관계자는 “약사회에서 논의구조에 대해 이견을 갖고 있는 거 같아 조화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안전상비약 품목조정)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이슈여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위원들과 일정을 협의하고 있지는 않다. 회의를 열어 안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달 빠르고 늦는 것보다 안전한 품목들을 확인하고, 사회적 합의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회의가 몇 차례 열릴지 예단할 수 없다. 합의 가능한 영역을 찾는 논의가 필요하다. 제도 폐지를 주장하면 논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심야공공약국 등과의 연계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재정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이 발의됐는데 법안의 취지는 좋다. 하지만 안전상비약을 대체하기 보다 상호 보완적으로 병행하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약사회는 무조건적 표결은 응할 수 없지만 협의 진행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지난 5차 회의처럼 강제적으로 표결하지 않으면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부 논의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표결로 가는 것은 모르지만 일방적으로 논의가 끝났으니 표결하자는 형식은 목표를 정해놓고 끼워 맞추기식 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약사회 입장은 제도의 도입취지를 살리는 정책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가 시행된 지 5년이 지났는데 약 한두 개 넣고 빼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제도의 목표인 환자들에게 약보다는 의료접근성을 좋게 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라며 “약사회에서 심야공공약국을 제안하고 의원당번제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기존 제도에 땜질식으로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조민규 쿠키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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