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신고 안해도 된다” 공직사회도 가상화폐 열풍

국민일보

“재산신고 안해도 된다” 공직사회도 가상화폐 열풍

입력 2018-01-13 05:00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기사사진

뉴시스
주식과 달리 재산신고서 제외
젊은 공무원들 중심 투자 바람

일부에선 혁신성장 정책 차원
블록체인 기술 열공 분위기도

“공정위 공무원 중에는 가상화폐 투자하는 사람은 없겠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간부회의 석상에서 공직자들의 암호화폐(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김 위원장의 우려대로 세종시 관가에도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젊은 공무원을 중심으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고, 어떤 모임에서든지 화제는 가상화폐로 모아지고 있다.

경제부처의 한 국장은 12일 “지난 연말 송년회 자리에서 후배 사무관 10여명에게 ‘가상화폐를 투자하고 있거나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 손 들어보라’ 했더니 절반 정도가 손을 들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일부 공무원은 일과시간에도 스마트폰으로 가상화폐 시세를 검색하거나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들이 가상화폐 투자에 더욱 관심을 갖는 것은 주식과 달리 공직자 재산등록 대상에 가상화폐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음 달 말까지 정무직과 4급 이상 공무원 등 공직자 22만명을 대상으로 2018년 재산변동 신고를 받고 있다. 신고 대상에 부동산은 물론이고 현금, 예금, 주식 등 유가증권이 모두 포함되지만 가상화폐는 법적 성격이 규정돼 있지 않아 빠져 있다. 업무 연관성 때문에 꺼려지는 주식과 달리 가상화폐 투자는 공무원이 비밀리에 재산 증식을 할 수 있는 통로인 셈이다.

공직사회 한편에서는 가상화폐의 근간 기술인 블록체인을 혁신성장 정책 측면에서 연구하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실·국장 이상 고위 공무원이 참여한 가운데 가상화폐 관련 비공개 끝장토론회를 개최했다. 기재부는 블록체인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참석자는 “비정상적인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대한 우려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을 우리 경제발전에 어떻게 접목시키는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보도자료를 냈던 앞선 두 번의 끝장토론회와 달리 가상화폐 관련 끝장토론회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많이 본 기사

반려인 연구소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