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신준섭] ‘탁상행정’ 청년 일자리 대책

국민일보

[현장기자-신준섭] ‘탁상행정’ 청년 일자리 대책

中企와도 민관교류 실시… 현장의 목소리 담아 내야

입력 2018-04-1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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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폴리텍대학에 재학 중인 김선영(가명·31·여)씨는 “복지도 열악하고 미래가 안 보여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공무원들도) 다녀 보고 대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가 폴리텍대 재학생 1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의견이다. 지난달 발표된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만든 공무원들을 겨냥한 비판이다. 당시 대책의 핵심은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하면 연간 소득 1035만원을 더 확보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사결과 적극적 구직자 10명 중 8명은 정부 정책을 반기지 않았다. 입사 초기에 돈을 더 얹어준다는 ‘당근’은 복지나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중시하는 청년들에겐 여전히 불충분한 조건인 셈이다.

정책과 현실 사이에 괴리는 ‘소통의 부재’가 원인이다. 취업준비생이나 중소기업 재직자, 공무원 사이에는 거리감이 있다. 공무원 시험을 통과한 뒤 정부에서 일하면서 대책을 만든 이들은 현실을 몰랐다. 반대로 현장에 있는 이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전할 창구가 없었다.

경제정책 수장인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지난 9일에도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핵심 관계자들에게 청년 실업 문제 해결과 관련한 협조를 구했다. 제언도 경청했다. 다만 그곳엔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도 중소기업 근로자도 없었다.

‘탁상 대책’은 공허하다. 김씨의 지적처럼 근로자들이 어떤 부분을 힘들어하는지 등을 현장에서 경험해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최근 폐지된 ‘민간 근무 휴직제도’를 부활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파견이라는 단서를 단다는 전제에서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학가에서는 노동운동을 위해 공장에 취업하는 ‘공활’(工活)이 유행했다. 수십 년이 흐른 지금, 시대는 공무원이 현장을 경험하는 ‘공활’(公活)을 원한다.

세종=신준섭 경제부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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