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세례만 주고 끝나는 군 선교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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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세례만 주고 끝나는 군 선교 바꿔야”

예비역 장성으로 군인교회 사역… 최병은 목사의 쓴소리

입력 2018-06-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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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은 목사와 장병들이 대대 교회 정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병은 목사 제공
“군 교회를 ‘황금어장’이라 부르지만 가꾸지 않으면 황폐해질 겁니다. 교회가 세례만 해줄 게 아니라 믿음을 갖기로 마음먹은 병사들을 신앙인으로 키워야 합니다.”

지난 22일 경기도 김포의 한 군부대로 향하는 승용차에서 최병은(65) 목사가 열변을 토했다. 자동차가 부대 정문 위병소를 통과하자 흰색 벽에 파란색 지붕을 얹은 조립식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최 목사는 2012년부터 육군 17사단의 한 대대 교회에서 군인을 상대로 목회를 하고 있다.

그는 늦은 나이에 목사가 됐다. 고교 시절부터 ‘신학교에 가보라’는 주변의 권유가 있었지만 육군사관학교를 택했다. 군에서도 열혈 신앙인으로 살았다. 동료들은 ‘신앙생활은 제대하고 해라’ ‘장로 직함 좀 떼라’며 핀잔을 줄 정도였다. 30년 넘게 기무장교로 복무했다.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을 지내며 어깨에 장군을 상징하는 은색 별 계급장도 달았다.

2005년 준장으로 예편했지만 신앙으로 국가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2009년 백석대 신학대학원에 입학, 2012년 한국독립교회및선교단체연합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최 목사가 사역하는 교회는 매주 수요일과 주일에 예배를 드린다. 군종병 12명을 포함해 50명 정도가 모인다. 최 목사는 “신앙을 가진 병사들이 군에 와서 더 간절하게 기도할 때는 내 신앙도 도전받는 것 같다”면서도 “서로에 대해 알만하면 전역을 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장병들이 전역 후에도 교제를 이어나가도록 메신저방도 만들었다. 이 메신저방에는 100여명의 현역과 예비역 장병들이 접속돼 있고 전역 후 안부와 신앙생활을 공유한다.

군 사역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군종 목사가 있는 여단급 이상 대형 부대 내 교회와 대대급 부대의 군 교회 환경은 크게 다르다. 최 목사가 사역하는 교회도 운영 전반과 병사들을 위로할 간식비 등은 외부 후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는 “군종 목사가 부족해 대대급 부대에서는 민간인 목사가 교회를 돌보고 있는 실정”이라며 “군 교회를 운영하기 위해 평일에 다른 일을 하는 목회자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군 선교를 ‘황금어장’에 빗대는 시선을 경계했다. 그는 “사병들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위병소 밖의 젊은이들이었다”면서 “진중 세례만 주면 기독교인이 늘어난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지역교회와 적극적인 인적 교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목사와 군의 인연은 2019년 12월 끝난다. 군 사역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만 65세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최 목사는 군 사역을 마치면 태국 치앙마이의 교회에서 현지인 선교에 힘쓸 계획이다.

김포=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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