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특별한 서빙으로 긍정 에너지를 나누다

국민일보

[예수청년] 특별한 서빙으로 긍정 에너지를 나누다

튀던 ‘서빙 알바’에서 프랜차이즈 운영·스타강사로 이효찬씨

입력 2018-06-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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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찬씨가 2016년 12월 족발 가게 오픈식을 앞두고 결의에 찬 표정을 짓고 있다. 이효찬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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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이씨가 강연 프로그램에 출연해 ‘세상을 서빙하다’란 주제로 강의하는 모습. 이효찬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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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국어사전에 ‘서빙(serving)’을 치면 이렇게 나와요. ‘명사. 음식점이나 카페 따위에서 음식을 나르며 손님의 시중을 드는 일.’ 제가 펼쳐 온 ‘서빙 철학’과는 동떨어진 정의죠. 그 의미를 바꿔나가는 것이 제 삶의 중요한 목표입니다.”

28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만난 이효찬(32)씨는 인사와 함께 인생 목표 중 하나를 이렇게 소개했다. 30대 초반 나이지만 그의 이름 앞엔 이미 여러 개의 수식어가 붙어 있다. 그는 ‘서빙 알바의 지존’ ‘스타 서빙’ ‘스타 강사’ 등으로 불리며 대중에게 ‘긍정의 힘’을 불어넣어 왔다.

이씨가 처음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건 번뜩이는 재치가 담긴 그의 ‘서비스’ 때문이다. 2012년 서울시청 인근 족발가게에서 일하는 동안 그는 맛집으로 소문난 족발만큼 ‘특별한 알바생’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을 자신만의 미션으로 받아들인 게 키포인트였다.

첫 번째 미션은 하루에 대기번호가 200번을 훌쩍 넘기는 식당에서 줄지어 선 손님들을 지루하지 않게 하는 것. 이씨는 포스트잇에 신청곡을 받아 음악을 틀어주고 어린이 손님들과의 장기자랑 시간을 마련했다. 손뼉 밀치기, 팔씨름 대회를 열어 우승자에겐 족발 중(中)자를 대(大)자로 바꿔주기도 했다. 입장한 손님을 위해선 ‘관찰’이란 미션을 부여했다. 자리에 앉은 손님의 눈빛 손짓 표정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빈 물병이 놓인 테이블에서 손님이 좌우를 살피면 “1급 청정수 대령이요”라고 외치며 새 물병을 건넸다.

가게를 위한 미션도 있었다. ‘하루 한두 개도 안 팔리는 비인기 메뉴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손님들에게 전할 기발한 멘트를 구상했다. “오늘 하루 고생한 자신에게 선물하세요. 비빔국수우∼!” 하루 매출 1만원이던 비빔국수는 50만원 매출을 올리는 효자상품이 됐다.

“손님이 불러서 가면 심부름이지만 제가 먼저 찾아가면 서비스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디테일을 살린 서비스를 받고 좋아하는 손님들을 보면서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행복한 공간’을 만들 수 있음에 또한 행복을 느꼈습니다.”

그의 서빙은 ‘이효찬’이란 브랜드가 됐다. 소문을 듣고 찾아온 대기업 임원, 소위 잘나가는 프랜차이즈 사장들이 명함을 건네며 높은 연봉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씨는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 직원으로서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대신 식당에서 함께 일하던 직원들에게 공감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했던 경험을 살려 강연을 시작했다.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 고객과의 접점에서 근무하는 영업직 직원들이 이씨의 강연을 듣고 도전의식을 새겼다.

이씨는 “미래상을 그려 놓고 단기적인 목표에 하나씩 도전하다 보면 순간의 성공과 실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긍정의 힘을 잃지 않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숱한 실패 가운데서도 집에 돌아왔을 때 무릎 꿇고 기도하던 부모님의 모습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부모는 지적장애인(3급)이다. 이씨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번 해주지 못한 부모이지만 사춘기 시절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휘둘리며 상처받고 엇나갈 때도, 할머니에게 돈을 빌려 막무가내로 온라인쇼핑몰 사업을 시작했다 실패했을 때도, 월드스타를 꿈꾸며 노래를 하다 포기했을 때도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이씨는 “부모님의 모습을 볼 때마다 하나님께서 부모님을 내게 보내주셨음을 깨닫는다”고 했다.

“부모님은 당신들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해 주셨어요. 매순간 충분치 않은 표현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온 덕분에 저는 다양한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을 갖출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과 성경 속 인물들을 대하는 태도가 곧 공감의 연속이잖아요. 그 바탕은 사랑이고요. 저와 공감을 나누고 소통한 분들이 ‘행복 에너지’를 다시 나누게 되는 것, 그게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소명 아닐까요.”

족발집 아르바이트로 삶의 전환기를 맞은 그는 2014년부터 자신의 애칭을 딴 족발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며 직원, 고객과 행복 에너지를 나누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행복공장장’으로서의 더 큰 꿈을 펼치기 위해 또 다른 프랜차이즈 사업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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