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규직 전환 발표까지 해놓고… 금감원, 비정규직 속기사 계약 해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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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규직 전환 발표까지 해놓고… 금감원, 비정규직 속기사 계약 해지 논란

당사자, 부당하다며 소송… 금감원 “무기계약직 전환 신청 안해서 어쩔 수 없다”

입력 2018-07-0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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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상시·지속적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거절해 논란을 낳고 있다. 당사자는 정규직 전환 거절 조치가 부당하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계약 해지 시점이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발표한 직후라는 게 문제다. 금감원이 정규직 전환 대상을 검토하면서 비정규직 규모를 줄인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따르면 금감원에 근무하다 퇴사한 A씨(29·여)는 지난 5월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며 금감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비정규직으로 분류되는 전문사무원이다. 2015년 8월 입사해 네 차례 계약을 연장하며 속기사 업무를 맡아 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규직에 해당하는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이었다. 지난해 7월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잔뜩 기대했지만 퇴짜를 맞은 것이다. A씨는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금감원 전문사무원으로 입사했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기대했었는데 명확한 사유 없이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A씨의 무기계약직 전환 신청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담당 부서에서 무기계약직 신청자를 추천하면 심의를 통해 결정하는데 신청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전례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금감원에서 일하는 속기사 가운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사례는 전무하다. 금감원은 속기사가 ‘앞으로 사라질 직업’이라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이 불가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금융위원회와 대비된다.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전문사무원 19명 중 육아휴직 대체근로자와 초단기 근로자 5명을 제외한 14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여기에는 속기사도 포함돼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내부 위원회에서 퇴직자를 포함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자를 검토 중”이라고 추가로 설명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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