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전공 교수를 담임목사로 청빙 확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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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전공 교수를 담임목사로 청빙 확산 왜?

성도들 말씀 위주의 지적 설교 갈망

입력 2018-07-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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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영은>
신학 전공 대학교수를 일선 교회 담임목사로 청빙하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온 지 130년을 넘기면서 개척이나 부흥을 중시한 전임 세대들이 물러나고 후임 목사들은 교회를 안정적이며 체계적으로 운영하면서 신학적으로 성숙을 추구하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깊이 있는 말씀 위주의 지적인 설교를 바라는 성도들의 갈망도 교수를 목회현장으로 끌어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서울 소망교회는 올해 말 은퇴를 앞둔 김지철 목사 후임으로 장로회신학대(장신대) 예배설교학 교수인 김경진 목사를 청빙키로 최종 의결했다. 김지철 목사 역시 2002년 소망교회 청빙 이전인 1977년부터 장신대에서 신약학을 강의한 교수 출신이다. 신학대 교수들이 대를 이어서 한 교회의 담임목사로 청빙된 경우다.

지난해 은퇴한 서울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도 장신대 조직신학 교수 출신이며, 인천 주안장로교회 주승중 목사 역시 장신대에서 예배설교학 교수로 활동했다. 담임목사로 교수를 청빙하는 경우는 장로교뿐만이 아니다. 서울 신촌성결교회 박노훈 목사는 2016년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직을 내려놓고 대학 때 섬기던 모교회로 돌아와 목회를 이끌고 있다. 서울 중앙성결교회 한기채 목사 역시 2004년 서울신학대 기독교윤리학 교수에서 목회자로 청빙된 케이스다.

교수를 목회현장으로 불러내는 가장 큰 이유는 성도들의 지적 갈망이다. 박노훈 목사는 2일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가 몰려 있는 신촌 대학가의 특수성이 있긴 한데, 성도 가운데 박사학위 소지자가 198명이고 총장이 4명이며 부총장도 다수”라고 말했다. 학습 수준이 높은 성도들이 신학적으로 더 완성된 설교를 원한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교수에서 목사로 소명을 받은 건 아니다. 이전에도 목사였고 지금도 목사”라며 “다만 사역현장이 대학에서 교회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학은 원래 교회를 위한 학문이며, 성서학 예배학 교회사 등은 설교나 성경공부 등 교육적 특성이 강한 목회에 유용하게 쓰인다”고 설명했다.

신학이 하나님을 깊이 알고자 하는 학문이고 이는 결국 목양을 더 잘하기 위한 것이지만 일선 목회는 훨씬 더 디테일하게 승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기채 목사는 “지역 교회가 처한 현실 사회의 갈등문제, 교인들, 교회 전통 등에 대해 자칫 소홀해선 안 된다”면서 “성도들이 처한 삶을 충실히 파악하는 것이 교수 출신 목회자의 첫째 과제”라고 조언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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