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풍향계-신인균] 병역거부자 대체복무는 예비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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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신인균] 병역거부자 대체복무는 예비군까지

입력 2018-07-0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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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가 마련되지 않은 현행 병역법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림에 따라 파장이 크게 일고 있다. 2013년부터 작년까지 각종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자는 모두 2699명이고 그중 99% 이상인 2684명이 총 들기를 거부하는 특정 종교의 신자다. 나머지 15명은 다른 개인적 사유나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다.

여기서 ‘양심적’이라는 용어의 합당성도 상당 기간 논쟁을 이어 왔다. 우리 헌법은 1948년 정부 수립 후 납세·근로·교육·국방의 의무를 국민의 4대 의무로 규정해 왔다. 여기에 5공화국 들어서는 재산권 행사의 공공복리 적합 의무와 환경보전의 의무를 더해 국민의 6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을 하면 세금을 내고, 일을 하며,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 입대를 하고,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등 국민의 의무를 지키는 행위가 ‘비양심적인가’라는 의문이 따르게 된다. 최초에 ‘양심적’이라는 용어는 병역거부의 목적이 오직 병역면탈을 위해서가 아니라 ‘양심적으로 판단했을 때 종교적 신념 등에 의한’이라는 말을 줄여 양심적 병역거부가 됐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위의 통계에서도 보듯 절대다수가 종교적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이며, 나머지 소수도 평화주의 등 개인의 신념에 의한 사유이므로 지금부터라도 ‘신념적 병역거부’라고 지칭하는 것이 합당하다.

신념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에 대한 찬반 양론도 뜨거운데, 군대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의무복무 병사들은 주로 여러 명이 팀을 이뤄 임무를 수행하는 일을 한다. 분대원이 되어 분대전투를 하거나 간부의 명령을 받아 동료와 함께 각종 행정업무를 하는 등 팀워크가 중요하다.

1년에 500명가량의 신념적 병역거부자가 있으므로 이들의 대체복무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 1000명 가까운 병역거부자가 군대에 있게 된다. 거의 대대당 1명 정도의 신념적 병역거부자가 존재하게 되는데, 그 한 명으로 인해 대대 전체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 대대장은 그 한 명을 관리하기 위해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며, 총 들기를 거부하는 병사가 소속된 소대의 전투력은 급감하게 된다. 결국 이들의 신념으로 군 전력이 약화되는 사태가 초래되고, 교도소에 보낸다 해도 이들로 인해 교정비용이라는 세금이 소비되므로 대체복무제를 마련해 주라는 헌재의 판결은 합리적이라 생각된다.

헌재는 2019년 12월 31일까지 대체복무제를 입법하라고 했다. 많은 이들이 신념적 병역거부에 의한 대체복무를 병역면탈 수단으로 이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한다. 그래서 국방부는 신념을 가장한 ‘비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출현을 막아내면서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대부분의 국민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현명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기간은 현역 병사 복무기간 중 가장 기간이 긴 공군을 기준으로 최소 1.5배 이상이 합당하다. 관공서 등에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 등은 비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양산할 소지가 크므로 중증 치매환자 요양원이나 에이즈 환자 전문병원의 간호보조원 등 일반인들이 근무하기 어려워하는 분야에 한할 필요가 있다. 종교적 신념에 의한 것이라면 이런 분야에서 복무하는 것이 그들의 신념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다. 병역의 의무는 현역뿐 아니라 예비역으로도 8년의 복무를 한다. 따라서 제대 후 어차피 예비군으로의 편입도 거부할 것이기 때문에 8년간 일반인 예비군 훈련시간과 똑같이 매년 복무했던 곳으로 가서 봉사할 의무도 부과해야 한다.

이번 판결로 인해 신념에 의한 병역거부가 마치 숭고하거나 양심적으로 비쳐서는 안 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한다면 진짜로 숭고하며 양심적으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대부분의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신인균 경기대 한반도전략문제硏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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