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과학] 실리콘 고무와 생활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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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과학] 실리콘 고무와 생활용품

입력 2018-07-05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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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고무 주방용품. AKARA Tech 제공
지난주 아내가 실리콘 찜기를 구입했다. 그러면서 이 실리콘이 반도체의 실리콘과 같은 것이냐고 물어본다. 흔히 생활용품에 실리콘이라는 제품이 많이 쓰인다. 유리 틀의 접착제로, 찜기나 그릇 같은 주방용품으로, 기능성 스포츠 웨어로도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실리콘(silicone)은 반도체 실리콘(silicon)과는 이름부터 다르다. 정확한 명칭은 실리콘 고무(silicone rubber)다. 접미사 ‘one’은 ‘산소 결합이 들어 있는 폴리머’란 의미로 ‘silicone’은 실리콘 원자와 산소 원자의 결합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라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고무는 탄소원자들의 체인 공유결합으로 길게 이어진 구조를 갖고 있어 길게 늘어졌다 복구되는 신축성이 좋은 물질이다. 실리콘 고무는 탄소 원자 대신 실리콘 원자와 산소 원자의 공유 결합이 반복적으로 길게 늘어선 체인 구조를 갖는다. 각 실리콘 원자 주위에 탄소 유기체가 결합한 폴리머로, 단단한 결정구조의 반도체 실리콘과는 전혀 다른 물질이다. 유리도 실리콘 원자 하나와 산소 원자 2개(SiO2)로 이뤄졌지만, 이 또한 순수한 실리콘과는 전혀 다른 부도체 물질이다.

탄소 사이의 공유 결합보다 실리콘과 산소의 공유 결합이 화학적으로 안정돼 물, 혈액, 피부 등 생체 물질과 반응하지 않는 안정한 특성을 보인다. 섭씨 마이너스 100도에서 300도까지 극한 환경에서도 물성 변화가 거의 없고 내열성, 내화성, 고압 절연성 등 여러 특성에서 일반 폴리머 계열의 고무보다 월등히 우수하다. 응용분야도 다양하다. 특히 신체의 거부 반응이 없어 인공 장기와 같은 의학 용품에 사용된다. 1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환경호르몬 배출이 없어 젖병 같은 육아용품, 식료품 저장 그릇 및 찜기를 포함한 다양한 조리 용품에도 쓰인다. 각종 산업용 진공 체임버의 공기 차단 장치, 자동차 같은 고온 환경의 전선 피복 소재 등 산업 현장에서도 많이 쓰이는 유익한 물질이다.

이남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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