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대강 감사결과, 대형 국책사업의 반면교사 삼아야

국민일보

[사설] 4대강 감사결과, 대형 국책사업의 반면교사 삼아야

입력 2018-07-05 04:04
  • 국민일보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감사원이 이명박정부 때 추진된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4일 발표했다. 박근혜정부 때까지 3차례 감사가 있었지만 이번 감사는 사업 결정 과정과 추진 실태는 물론 성과분석까지 포함된 것으로, 4대강 감사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보 설치, 낙동강 최고 수심, 총 확보수량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지시했고 국토부는 타당성에 대해 기술적 분석을 하지 않은 채 이를 반영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 환경부는 보 설치 시 수질오염 우려가 있다는 걸 인지했지만 관련 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이와 관련된 문안을 삭제하거나 순화시켰다. 통상 5개월 및 10개월이 걸리는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 기간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각각 2∼3개월로 줄였다. 기획재정부는 준설, 보 건설 등의 사업을 재해 예방 사업으로 분류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일괄 면제시켜 줬다. 이 전 대통령이 사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고 이 과정에서 관련 부처들은 지시사항을 이행하기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책 사업에 관련 부처가 제동을 거는 게 어려운 현실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뒤늦게 쓴 반성문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경제성도 낮게 평가했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경제성 분석 결과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2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홍수피해 예방, 수질 개선, 물 이용, 수력발전 등의 편익을 고려하더라도 투자에 비해 편익이 크게 낮아 사업성이 없다는 뜻이다.

이번 감사 결과는 대통령이 대형 국책 사업을 무리하게 밀어붙일 경우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보여준다. 4대강 사업에는 22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됐고, 유지관리에도 매년 1000억원이 넘게 들어간다. 국가에 엄청난 재정 부담을 안긴 사업이다.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위법하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어 법적 책임 추궁까지는 어렵다는 감사원의 결론에 선뜻 공감이 가지 않는 이유다. 많은 논란이 있고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국책 사업은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집권 기간 내에 마무리 짓겠다는 과욕은 금물이다.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고 타당성 검토를 통해 계획을 가다듬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문재인정부도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반면교사로 삼길 바란다.

많이 본 기사

반려인 연구소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