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출산, 이제 ‘이민’과 ‘경제’로 푸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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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출산, 이제 ‘이민’과 ‘경제’로 푸는 수밖에 없다

입력 2018-07-0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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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육아·교육. 지난달 기획재정부 ‘저출산 정책수요자 좌담회’에서 미혼 남녀, 맞벌이 부부, 전업주부, 다자녀 부모가 내놓은 출산 기피 원인은 이 세 가지로 요약된다. “정부가 지원해주는 아파트는 입주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 “국공립 어린이집이 아니면 출퇴근에 맞춰 통학시키는 게 불가능하다.” “육아휴직도 있고 탄력근무도 있다는데 막상 회사에 요청하면 되는 게 없다.” “아기 예방접종에 20만∼30만원, 중·고생 영어학원비만 월 20만원이 든다.” 저출산 대책은 이런 목소리에 답하면 되는 듯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5일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란 제목으로 저출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아빠의 육아휴직 급여가 50만원 늘어나고 아이돌보미가 확대되며 임산부와 어린이 병원비는 줄어든다. 육아기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경제적·시간적 육아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추가 예산 9000억원을 쓰기로 했다. 한마디로 돈을 더 주겠다는 것이다. 2006년 이후 124조원을 투입했지만 아무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저출산 대책의 기조와 다르지 않다.

이는 좌담회 발언의 기저에 깔려 있는 국민 정서와 괴리가 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내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 워킹맘 박영하씨가 한 말이다. 지금 아이를 낳아야 할 젊은 층은 ‘n포 세대’로 불린다. 연애도 결혼도 취업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돈 몇 푼으로 동기를 부여한다는 발상은 순진하다. 애 낳으면 돈 주는 ‘출생아 늘리기’에서 ‘삶의 질 높이기’로 패러다임이 바뀐 건 바람직하지만 정책 수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니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저출산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원인인 주거·육아·교육은 저출산 상황이 아니라도 국민의 행복을 위해 정부가 개선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그간의 대책을 돌아보면 어차피 해야 할 일을 저출산이란 우산 아래 꿰맞춘 느낌이 든다. 그럴 바에야 ‘저출산 대책’이란 용어를 없애는 게 낫다. 출산을 위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아니라 삶의 질이 높아지면 출산도 늘어나는 것이다. 경제 성장과 양극화 해소, 워라밸과 복지 향상이란 정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게 오히려 더 효과적인 저출산 해법이 될 수 있다.

이제 ‘저출산 대책’ 타이틀은 이민정책에 붙여야 한다. 저출산이 초래하는 최대 문제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것인데 이미 작년부터 급감세에 접어들었다. 지금 갑자기 출산율이 높아져도 그렇게 태어나는 아이들이 생산가능인구가 되려면 20년 이상 걸린다. 한국은 적극적으로 이민을 받아들여야 경제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상황에 왔다. 국민에게 이를 설득하고 관철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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