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독교계가 난민 돌보는 데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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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독교계가 난민 돌보는 데 앞장서야

입력 2018-07-0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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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입국한 500여명의 예멘 난민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내전을 피해 말레이시아로 탈출했다가 비자 없이 한 달 동안 체류가 가능한 제주까지 직항 노선을 타고 왔다. 이들에 대한 난민 허용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가 난민을 받아줄 형편이 안 된다거나 테러리스트들이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등이 반대 이유다.

그러나 난민은 기본적으로 인도주의적인 문제다. 일단 돌보아줘야 한다. 법률적인 심사는 그 다음 문제다. 무조건 외면하거나 배척하면 이들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다. 이들을 돌보는데 기독교계부터 앞장설 필요가 있다.

그들은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이 필요한 나그네다(“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신 10:19).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돌보라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다. 이들이 이슬람교도라고 해도 사랑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아니다. 예멘은 우리 선교사들이 들어갈 수 없는 여행금지 국가다. 그렇게 만나고 싶어 했던 예멘 사람들이 스스로 우리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온건한 무슬림이 대부분이다. 수니파와 시아파 간 갈등으로 이슬람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이들을 통해 이슬람이 국내에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슬람포비아에서 벗어나 오히려 이들에게 담대히 복음을 전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1200만 기독교인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500명의 무슬림 약자를 무서워하거나 배척할 정도로 한국 기독교가 옹졸하거나 약하지 않다.

물론 법을 무시하거나 감상주의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이들을 전부 난민으로 인정하기도 어렵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들이 정말 난민인지, 돈 벌러 온 것은 아닌지, 일각에서 우려하는 테러리스트는 없는지 등을 꼼꼼히 심사해야 한다. 가짜 난민으로 드러날 경우 단호히 추방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해 줄 필요가 있다. 국내 체류하는 국제난민은 3만5000명을 넘어섰다. 관련 시스템을 보완할 때가 됐다. 심사를 받는 동안 이들을 집단적으로 수용할 난민캠프 설치도 검토해볼 만하다. 국제사회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난민에게 인색한 나라라는 오명을 얻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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