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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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하라

입력 2018-07-0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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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가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 이겨 국회 사무처로부터 넘겨받은 2011∼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을 분석해 5일 공개했다. 국회 특활비는 개략적인 내용이라도 공개된 것이 처음인데 사용 내역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교섭단체 대표에게 매월 6000여만원, 상임위원장이나 특별위원장들에게는 매월 600만원이 지급됐다. 법제사법위원회는 별도로 1000만원을 더 받아 의원들과 수석전문위원에게 나눠줬다. 국회의장 해외순방이나 의원 외국 방문 등에도 매년 5억∼6억원이 쓰였다. 이런 식으로 3년간 총 240억원이 지출됐는데 용도가 불분명하다.

국회는 의정 지원, 위원회 운영 지원, 의회외교, 예비금 등으로 밝혔지만 특활비는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아도 돼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였는지 드러나지 않는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신계륜 전 의원이 과거 각각 생활비와 자녀 유학자금으로 썼다고 밝힌 것으로 미뤄볼 때 특활비는 마음대로 써도 되는 ‘눈먼 돈’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의정활동과 전혀 상관없는 용도로 쓰거나 개인적으로 착복하고 횡령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활비는 국가정보원, 경찰, 검찰 등에서 기밀이 요구되는 정보활동이나 수사활동에 쓰는 경비다. 이런 용도의 예산이 국회에 왜 필요한지 알 수가 없다. 국회가 예산권을 무기로 특활비를 편성해 비자금처럼 운영해 온 것 아닌가.

국회는 참여연대의 정보공개 요구를 거부해 오다 지난 5월 대법원이 공개하라는 최종 확정판결을 내린 뒤 마지못해 공개했다. 2014년 이후 내역은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논란이 되자 특활비 규모를 줄이자는 의견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지만 아예 폐지하는 게 마땅하다. 의정활동에 꼭 필요한 예산은 업무추진비 등으로 전환해 투명하게 사용하면 된다. 세금을 쌈짓돈처럼 사용해 온 그릇된 특권은 이제 내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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