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같은 혐의 다른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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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檢, 같은 혐의 다른 잣대

입력 2018-07-08 19:21 수정 2018-07-0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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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2013년 ‘조석래 명예회장 봐주기 의혹’ 조사 중
2010년 공정위 고발 불구 증거 불충분 이유 무혐의 결정


검찰이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의 효성 조석래 명예회장 경고 처분을 ‘기업 봐주기’로 보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2010년 공정위가 같은 혐의로 조 명예회장을 고발했을 때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공정위와 검찰에 따르면 공정위는 2013년 6월 계열사 허위자료 제출 혐의로 조 명예회장에 경고 처분을 내렸다. 조 명예회장은 자신과 아들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공덕개발이란 계열사를 공정위에 신고하지 않았다. 검찰은 공정위가 충분히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사안인데도 경고 처분만 내린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공정위가 2010년 같은 혐의로 고발한 조 명예회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었다. 검찰은 공정위 고발을 접수한 뒤 1년여 조사 끝에 혐의가 없다며 2011년 사건을 종결했다. 이명박정부 시절이라 대통령의 사돈 기업 효성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조 명예회장은 조현준 회장 등 아들 3명이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등 7개 계열사의 신고를 누락했다는 혐의를 받았었다. 조 명예회장의 고발을 결정한 공정위 의결서(판결문 격)를 보면 공정위는 조 명예회장의 아들 3명이 10대 후반∼20대 중반 나이에 해당 계열사들의 지분을 취득했는데 아버지인 조 명예회장이 이를 모르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충분히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조 명예회장의 신고 누락으로 효성이 2002∼2003년 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에 지정되지 않아 경영상 이득을 보는 등 중대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2010년과 2013년의 두 사건은 위법행위가 유사하다. 조 명예회장이 아들 등 친족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의 신고를 누락했고, 이 계열사들이 효성그룹에 편입되지 않은 기간도 모두 20년이 넘었다. 신고 누락한 계열사 수가 2010년은 7개인 반면 2013년은 1개뿐이라는 게 다른 점이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검찰의 조 명예회장 무혐의 처분이 그 뒤에 있었던 유사 대기업 사건에서 암묵적인 ‘고발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했다”면서 “검찰 고발을 해 무혐의가 나느니 차라리 자체 경고 처분이라도 내려서 기업에 면죄부를 주지 말자는 논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 명예회장을 무혐의 처분한 당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범죄라면 그로 인해 얻는 이득이 있어야 하는데 조 명예회장이 계열사 신고를 누락해 얻는 이득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해명했다.

세종=이성규 정현수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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