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 없는 文정부에 켜진 무역전쟁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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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글로벌’ 없는 文정부에 켜진 무역전쟁 빨간불

입력 2018-07-0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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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국정과제와 정책목표에는 ‘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말이 없다. J노믹스 핵심인 소득주도 성장도 대외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폐쇄경제를 전제한 모델이다. 그래서 상당수 학자들은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의 최대 문제 중 하나로 ‘글로벌’ 개념이 없는 것을 꼽는다.

미국과 중국 간 결국 터진 무역전쟁은 이처럼 ‘로컬’한 한국 경제정책에 켜진 빨간불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강도와 기간에 대해 여러 예측이 나온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중 고위층이 타협에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다. 하지만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첫째는 미·중 충돌이 겉모습은 무역 갈등이지만 본질은 미래 전략 산업의 우위를 잡기 위한 패권경쟁이라는 점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처음부터 중국의 첨단 미래 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를 겨냥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미 의회도 ‘이번에 중국을 손보지 않으면 미국의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이 매우 강하다고 한다.

둘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멕시코 캐나다 등 전통적 우방국까지 무차별로 무역전쟁 대상으로 겨냥하는 점이다. 이는 ‘공정무역’을 핑계로 자국의 성장 과실을 우방국과도 나누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봐야 한다. 미국의 자국 시장 개방을 전제로 했던 자유무역 질서가 지탱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그래서 이번 미·중 무역전쟁의 의미는 심대하다. 전후 70여년간의 자유무역질서가 본격 해체되는 신호다. 전후 자유무역질서에서 가장 큰 혜택을 입은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다. 한 해 무역액이 1조 달러에 이를 정도로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연쇄적 관세 부과, 비관세 장벽 증가 등으로 무역 규모가 줄어들면 한국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지 모른다. 본질은 자유무역질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저임 일자리와 소득을 줄이는 역효과가 역력한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을 관성적으로 밀어붙일 때가 아니다. 기업 경영 여건을 개선하고 규제를 줄여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급격한 대외 환경 역풍에 대통령부터 위기의식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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