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전 실장과 황교안 전 총리에게 보고 여부도 수사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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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진 전 실장과 황교안 전 총리에게 보고 여부도 수사 대상

한민구 전 장관은 수사 불가피, 다만 문건 위법성은 논란 예상

입력 2018-07-1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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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기무사령부 수사의 종착지는 계엄령·위수령 발동을 검토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인물을 밝히는 것이다. 쟁점은 문건 내용의 위법성과 문건 작성 과정에서의 불법적 지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당시 군 고위 관계자들 대부분은 현재 민간인 신분인 만큼 민간 검찰 수사가 이뤄진 뒤에야 형사처벌 여부가 정해질 전망이다.

윗선 겨눈 군 수사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 중 문건 작성 당시 재임 중이던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한 전 장관이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게 문건 작성을 직접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기무사 1처장으로 실제 문건 작성 임무를 수행했던 소강원 기무사 참모장은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장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 이후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걱정했던 것으로 안다”며 “한 장관이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조 전 사령관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소 참모장은 이 지시를 받은 뒤 2주간 문건을 작성했다고 했다. 문건 작성 기간과 탄핵소추안 인용 시점을 감안하면 조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한 전 장관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한 전 장관은 최근 일부 언론에 자신이 문건 작성을 지시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한 전 장관에게 계엄령·위수령 검토를 지시한 윗선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당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건 검토를 지시했거나 이에 대한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도 이번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핵심 인물들은 소 참모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군 독립수사단 수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병력 투입 계획을 실행하려 했는지 등에 대한 수사를 하기 위해 민간 검찰의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무사가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해 민간인 사찰 활동을 벌였다는 점 또한 핵심수사 대상이다. 이는 2014년 4월부터 6개월간 세월호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실종자 가족에 대한 동향과 성향까지 파악했다는 혐의다. 특히 기무사는 2014년 9월 세월호 수색을 종결하기 위해 실종자 가족을 상대로 6가지 설득 논리와 3가지 설득 방안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한 진보진영 집회에 대응하는 ‘맞불집회’를 열 수 있도록 관련 집회 정보를 보수단체에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민간인 사찰은 대통령령으로 정해진 기무사의 업무 범위를 넘어선 불법 활동이다.

기무사 문건 뭐가 문제인가

기무사 문건의 위법성을 따지는 일도 조사 대상이다. 범여권은 군이 계엄령·위수령을 통해 촛불집회를 무력 진압하기 위한 시행계획을 담은 문건이라고 보고 있다. 그 근거는 위수령과 계엄 선포의 요건과 발동 절차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데다 시위 진압을 위한 부대 배치 방안까지 담고 있다는 것이다. ‘계엄사 편성’ 방안을 담은 부분에는 ‘계엄임무수행군은 기동성·현행작전 등을 고려, 기계화 6개 사단·기갑 2개 여단·특전 6개 여단(+)으로 구성’한다고 돼 있다. 평화롭게 진행된 촛불집회에 병력 투입을 검토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얘기다.

반대로 보수진영은 만약의 비상사태에 대비한 군의 대응 방안을 법률적으로 검토한 문건이라고 주장한다. 촛불집회는 ‘기각되면 혁명’을, 태극기집회는 ‘인용되면 내란’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봤다. 헌재 결정 이후에 대해선 ‘진보(종북) 또는 보수 특정인사의 선동으로 인해 집회·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을 가정하기도 했다. 헌재 결정에 불복한 폭력 시위에 대비한 문건이라는 논리다.

문건 위법성이 어떻게 판단되느냐에 따라 법적 책임 여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방부가 기무사 문건을 이미 지난 3월 말 확보하고도 3개월여 후인 지난 5일에서야 공개한 이유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문건의 중대성을 감안하면 이에 대한 기무사 내부 감찰이 즉각 이뤄졌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국방부는 기무사 문건과 관련한 수사 착수 여부에 대해 법적 검토를 했다”며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수사 대상까지는 아니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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