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찾은 자유… 노벨평화상 류샤오보 부인 류샤 가택연금서 풀려나 베를린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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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찾은 자유… 노벨평화상 류샤오보 부인 류샤 가택연금서 풀려나 베를린 도착

리커창-메르켈 회담 후 이뤄져… 中, 反美 공조 유화 제스처 해석

입력 2018-07-11 18:48 수정 2018-07-1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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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체제 지식인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 10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국제공항 입국장을 나서며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밝게 웃고 있다. 류샤는 2009년 남편이 감옥에 갇힌 뒤부터 중국의 인권 탄압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 머리를 유지해 왔다. 류샤는 8년 만에 중국 당국의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이날 헬싱키를 거쳐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AP뉴시스
중국의 첫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1955∼2017)의 부인이자 예술가인 류샤(57)가 8년 만에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신병 치료지만,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 공세에 맞서 유럽 국가들과 손잡기 위해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류샤는 중국 당국의 출국 허가를 받고 10일 오전(현지시간) 베이징을 떠나 오후 베를린에 도착했다. 류샤는 환승을 위해 잠시 들른 핀란드 헬싱키에서 기자들을 향해 밝게 웃으며 양팔을 크게 벌렸다. 그는 수시간 후 베를린 테겔공항에 도착해 독일 정부가 제공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을 타고 떠났다.

류샤의 남편 류샤오보는 중국의 반체제 지식인이다. 2010년 중국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옥중에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8년 세계인권의 날에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 등의 내용을 담은 ‘08헌장’을 발표하는 데 참여했다가 이듬해 국가전복선동죄로 징역 1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류샤오보는 지난해 5월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그해 7월 13일 숨졌다.

류샤는 별다른 범죄 혐의가 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남편이 노벨 평화상을 받은 뒤부터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가택연금 상태였다.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 장례식 직후 40여일 동안 류샤를 윈난성으로 강제 여행을 보내기도 했다. 류샤는 남편 사망 이후 외국으로 떠나길 원했지만 중국 당국이 허락하지 않았다. 때문에 류샤는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최근에는 건강 악화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샤의 석방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9일 독일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회담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이날은 류샤오보 사망 1주기를 사흘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독일은 그동안 류샤의 석방을 위해 서방 국가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여왔다. 메르켈 총리는 중국 방문 때마다 반체제 인사들과 면담했으며 중국 관리들에게 류샤의 석방을 촉구했다고 AP통신이 관련 사정을 잘 아는 인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류샤 석방이 중국과 독일 간 외교적 협상카드로 활용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중국과 독일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도하는 통상 공세의 핵심 표적이 돼 왔기 때문이다. 독일 시사주간 디자이트는 “류샤 석방이 메르켈 총리의 반(反)트럼프 공동전선 구축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라며 “불쾌한 추측이긴 하지만 아예 무시할 수만도 없다”고 평가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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