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敗黨’ 방 빼던 날 ‘敗將’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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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敗黨’ 방 빼던 날 ‘敗將’도 떠났다

한국당 당사 여의도서 영등포로… 홍준표는 미국으로

입력 2018-07-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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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오른쪽 두 번째)과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 옛 당사에서 당 현판을 떼어 바닥에 내려놓고 있다. 윤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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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오른쪽)가 11일 미국으로 떠나기 위해 인천공항에 들어서자 한 지지자가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최종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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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11일 11년간의 ‘여의도 시대’를 공식 마감했다. 국회 앞의 여의도 당사에 걸렸던 현판은 떼어져 서울 영등포 새 당사 입구에 다시 달렸다. 6·13 지방선거의 ‘패장’ 홍준표 전 대표는 현판이 이전되던 시간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당은 오후 2시쯤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 당사에서 현판 철거식을 열었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과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 함진규 정책위의장,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 4명만 참석했다. 한국당의 현 상황을 보여주듯 이들 지도부를 제외한 다른 의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속에서 철거식은 5분 만에 끝났다.

김 권한대행은 “여의도 당사에서 2명의 대통령을 배출하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을 이룬 보수정당의 여의도 시대를 이제 마무리한다”며 “더 낮은 곳에서 국민이 부를 때까지 쇄신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착잡한 표정으로 바닥에 내려진 현판을 몇 차례 어루만졌다. 한 당직자는 “이곳에서의 10년 생활을 이렇게 정리한다. 와신상담해 돌아올 날이 있지 않겠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국당은 한나라당 시절인 2007년부터 한양빌딩 6개 층을 빌려 당사로 써 왔다. 그러나 두 전직 대통령은 감옥으로 갔고, 한국당은 잇단 선거 참패의 여파로 재정 문제 등이 생겨 결국 당사를 옮기게 됐다.

20분쯤 뒤 영등포 우성빌딩의 새 당사에서 현판 제막식이 이어졌다. 김 권한대행은 새 빌딩을 둘러본 뒤 “여의도 당사의 15% 정도 사이즈밖에 안 되지만 기존의 기득권과 관성, 잘못된 인식과 사고들을 전부 여의도 당사에 버려두고 왔다”고 말했다. 또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주실 때까지 혹독한 세월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우성빌딩 2개 층만 임대해 당대표실, 총무국·민원국 정도만 옮겨왔다. 나머지 실·국은 국회 본청, 국회 의원회관으로 분산 이전될 예정이다.

홍 전 대표는 오후 2시30분 인천공항에서 미 로스앤젤레스(LA)로 출국했다. 그는 옛 한나라당이 정권 교체를 이룬 뒤인 2008년 11월 뒤늦게 한양빌딩 당사 현판식을 열었을 때 원내대표 자격으로 현판 제막을 했었다.

홍 전 대표는 탑승 전 취재진과 만나 “한국당이 치열하게 내부논쟁을 하고 종국으로 하나가 돼 건전한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다.

홍 전 대표는 올 추석 전 귀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홍준표의 판단이 옳다고 인정받을 때 다시 시작하겠다”며 정계 복귀를 시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같은 당 정우택 의원은 떠나는 그를 향해 “지방선거 패배에 전적으로 책임지고 물러난 분이 잉크도 마르기 전 복귀 운운하는 건 책임정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지호일 심우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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