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의 공시 누락 삼성바이오… 금감원 신뢰도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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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의 공시 누락 삼성바이오… 금감원 신뢰도 추락

입력 2018-07-13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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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고의 공시누락으로 판단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정부 때 결정을 뒤집고 이번 정부 들어 특별감리에 들어간 후 1년여 만에 내려진 결론이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협력사인 바이오젠에 부여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콜옵션 등 관련 내용을 공시하지 않은 것을 고의적 공시누락으로 판단했다. 회사가 ‘명백한 회계 기준을 중대하게 위반했고 그 위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검찰에 고발돼 수사받는 것은 물론 대외신인도 하락, 대외영업 타격, 주가 하락 등 큰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하지만 증선위는 이번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기업으로 변경해 1조9000억원을 당기순이익으로 인식한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증선위의 결론에도 불구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논란이 말끔히 가실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금감원이 정권이 바뀌자 이례적으로 특별감리 결정을 내리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공방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에 대한 상당한 후유증이 있을 것이다.

회계 전문가들이 모인 증선위 산하 감리위원회에서도 분식회계다 아니다는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이는 금감원이 공언한 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으로 분식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내놓지 못했음 을 시사한다. 결국 이번 분식회계 여부가 해석의 문제로 귀결됐다는 것이다. 이 경우 최대한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처리하는 게 그간의 관행이다. 이번 판단은 금감원의 ‘뒤집기’ 감리 결정에서부터 최종 판정까지 거듭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불리하게 적용됐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공정성과 중립성이 생명인 금감원의 신뢰도 크게 훼손됐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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