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정보회사를 왜 찾아요?… 교회가 있는데”

국민일보

“결혼정보회사를 왜 찾아요?… 교회가 있는데”

믿음의 청년들 사랑으로 이어주는 교회들의 노력

입력 2018-09-0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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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월드미션 선교사들로 구성된 찬양팀이 지난해 6월 서울 서대문구 기독결혼문화연구소에서 열린 ‘HOPE미팅’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찬양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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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제14회 2018 시즌 1(미혼) 끌림’에서 청년들이 레크리에이션을 즐기는 모습. 송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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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데이트의 매칭 사역을 통해 믿음의 가정을 꾸린 김아영(왼쪽) 김재수씨 커플.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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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의 크리스천들은 신앙심 깊은 짝을 만나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결혼정보회사는 많지만 그곳을 통해 순수한 크리스천을 만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다니는 교회에서 짝을 찾기도 어렵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사이라 어색한 데다 연애하려고 교회에 다니냐는 눈초리가 무섭다. 이런 고민에 빠진 성도들을 위해 아예 만남의 장을 마련하는 교회들이 있다.

대형교회의 노력… 여의도순복음교회 ‘끌림’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여의도순복음교회 선교센터 실업인예배실. 교회 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연합회)가 주관한 ‘제14회 2018 시즌 1(미혼) 끌림’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끌림은 연합회가 크리스천 미혼남녀의 건전한 교제 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2013년 시작한 사역이다.

지난달 19일에 이어 두 번째 갖는 만남이었지만 어색한 분위기가 돌았다. 24명의 청년들은 사회자가 진행하는 ‘린치 핀 짝 게임’을 하면서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했다. 대부분 30대 중후반부터 40대 초중반에 속한 이들이었다. 사회자는 청년들에게 주도형, 우호형, 관리형, 분석형 중 어느 형에 속하는지 물었다. 이어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고 호감이 있는 상대방 성향도 파악한다면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개그맨 정승환씨와 김혜선씨가 인도하는 레크리에이션이 끝나자 어색한 분위기는 조금 풀렸다. 타 교회에서 온 자매 김모(39)씨는 “교회 밖에선 믿음의 사람을 만나는 게 쉽지 않아 참석했다. 지금은 어색하지만 대화를 통해 이성을 알아갈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모의 권유로 왔다는 이모(42)씨는 “평소 가수 션씨와 배우 정혜영씨 부부를 동경해왔다. 신앙 안에서 윈-윈하는 배우자를 이곳에서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연합회가 진행한 이 사역에 크리스천 청년 500여명이 참여했고 30명(15커플)이 믿음의 가정을 꾸렸다. 연합회는 청년들의 ‘중매쟁이’ 역할을 톡톡히 하는 만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신청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했다. 참가자는 가족관계증명서 교적확인서 재직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연합회 실장 서대엽 안수집사는 “봉사자들이 자비량으로 섬기면서 어려운 점도 많지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믿음의 가정을 세운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며 “이성과의 끌림뿐 아니라 주님과의 끌림도 함께하길 축복한다”고 전했다.

다양한 직업군… 호프월드미션 ‘HOPE미팅’

초교파 선교단체인 호프월드미션(HWM·대표 김용국 목사)이 운영하는 기독결혼문화연구소(소장 정유신 서강대 교수)는 2013년부터 14차례에 걸쳐 ‘HOPE미팅’을 열고 있다. 행사는 1년에 세 차례 정도 열린다. 4월과 9월에는 20∼30대, 6월에는 40∼50대를 위한 만남의 자리를 연다. 매회 100여명이 신청한다. 참석자는 회사원이나 공무원 교사 간호사 등이 많았다. 이밖에도 의사나 변호사 기자 군인 방송인 피아니스트 목회자 선교사 등 전국에서 다양한 직업군의 참가자가 몰렸다. 애초 여성 참가자가 넘칠까 봐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남녀 비율은 비슷했다. 행사 1부는 바람직한 신앙인의 결혼관 등에 대한 강의로 이뤄진다.

1부가 끝나면 미팅이 시작된다. 2부는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파티로, 3부는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으로 진행된다. 10명씩 한 테이블에 앉은 참가자들은 사전에 주어진 22개 항목의 설문을 보며 소개자와 자신이 어울리는지 따져보게 된다.

소개가 끝나면 참가자들은 10분 정도 한 테이블에 앉은 9명의 다른 참가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시간이 되면 남성들이 다른 테이블로 이동한다. 이렇게 되면 짧은 시간에 참석자 모두 50여명의 이성과 미팅을 하게 된다. 지난 6월 행사에 참가했던 한지혜(33·여)씨는 “보통 미팅은 일대일인데, HOPE미팅은 하루에 40∼50명을 만날 수 있어 신선했다”고 말했다.

HWM 대표 김용국 목사는 애초 선교에 매진해야 할 간사들이 마땅한 배우자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걸 보고 행사를 기획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원래는 우리 간사들을 위한 행사였는데 호응도가 높아 그만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참가자는 1400여명에 이른다. 실제 결혼에 골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몇 명인지는 세지 않는다. 김 목사는 “우린 선교단체이지 결혼정보회사가 아닌 만큼 몇 커플이 탄생했는지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서 “다만 회를 거듭할수록 자녀 대신 신청하는 목회자들이 늘고 있어 커플 성사 확률이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15회 HOPE미팅은 오는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기독결혼문화연구소에서 열린다.

12년간 400여명 반려자 맺어준 갓데이트

2006년 4월 크리스천 청년의 매칭 프로그램을 시작한 갓데이트(대표 문형욱)는 미혼 청년들에게 올바른 결혼관과 실질적인 만남의 장을 만들어주는 모임이다. 매년 8차례 매칭 사역을 진행한다. 지금까지 5000여명이 참가했고 이곳에서 400여명이 평생 반려자를 만났다. 국내 교계의 매칭 사역으로는 단연 최고다.

애니어그램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결혼 전 준비해야 하는 교육을 실시한다. ‘행복한 나에게 프러포즈하기’ ‘결혼예비학교’ ‘부부학교’ ‘마음여행’ 등 집단 상담과 일대일 상담도 실시한다. 문형욱 대표는 “갓데이트는 만남의 장을 열 뿐만 아니라 결혼 준비를 위해 노력하며 함께 연구하고 훈련하도록 돕는다”면서 “결혼 전 자신부터 올바른 배우자가 되기 위해 훈련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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