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에서 트럼프 대통령직 박탈 논의했다” 미 고위 관리의 익명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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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에서 트럼프 대통령직 박탈 논의했다” 미 고위 관리의 익명 기고

백악관은 기고자 색출 작업

입력 2018-09-07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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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을 방문 중인 셰이크 사바 알 아흐마드 알 사바 쿠웨이트 국왕의 발언을 심각한 표정으로 듣고 있다. AP뉴시스
익명의 미국 고위관리가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이 백악관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그는 자신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레지스탕스(저항세력) 일원’이라고 표현했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쓴 ‘공포:백악관의 트럼프’에 이어 또다시 트럼프 대통령의 치부를 폭로한 글이 나온 것이다. 백악관은 즉각 ‘범인 색출’ 작업에 돌입했다.

익명의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은 충동적이고 적대적이며 옹졸하고 비효율적”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정성이 자주 목격되자 정권 초기에 내각에서 대통령직을 박탈하는 복잡한 절차를 담은 수정헌법 25조를 논의하는 목소리도 있었다”며 “그러나 아무도 헌법적 위기로 치닫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직 궐위와 승계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퇴나 하야가 행정부 내에서 논의됐으나 혼란을 우려해 중도 포기했다는 의미다.

그는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같은 독재자에게 호감을 드러내고, 우리 동맹국들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NYT는 칼럼을 게재하면서 별도의 편집자 설명을 달아 “기고자 요청과 그가 위험해 질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익명 기고문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NYT 관계자는 CNN방송 인터뷰에서 “며칠 전 필자가 제3자를 통해 접촉해 왔다”면서 “극소수의 인사만 그의 신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칼럼이 나온 뒤 트럼프 대통령은 분노를 화산같이 폭발시켰다고 WP가 보도했다. 그는 트위터에 “그 비겁한 익명의 인물이 존재한다면 NYT는 국가안보를 위해 즉시 정부에 그 또는 그녀를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악관에선 익명의 고위관리 찾기에 나섰다. CNN방송은 한술 더 떠 유력 후보자 13명을 거론했다. 1위에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적극 협조한 것으로 알려진 돈 맥간 백악관 법률고문이 꼽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도 명단에 올랐다. 자방카(트럼프 대통령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의 합성어)와 부인 멜라니아도 13명에 포함됐다.

WP의 외교전문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으며, 후임으로는 4성 장군 출신의 잭 킨이 거론되고 있다고 썼다. 우드워드는 신간에서 “매티스가 ‘트럼프 대통령은 5, 6학년 정도의 이해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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