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3)] 북한교회 발굴 힘쓴 유관지 북한교회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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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3)] 북한교회 발굴 힘쓴 유관지 북한교회연구원장

“통일 후 북한 주민 통합 위해 고민하고 준비해야”

입력 2018-10-0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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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교회연구원장 유관지 성화감리교회 원로목사가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한반도 통일 이후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한국교회 통일선교운동사에 있어 큰 진전을 이룬 해가 몇 번 있습니다. 7·4남북공동성명이 있던 1972년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88선언’, 북방개방정책을 선언한 노태우정부의 ‘7·7선언’이 발표된 88년이 대표적이지요. 남북 정상회담이 3차례 열린 올해 역시 통일선교의 중요한 획을 긋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90년대 초반부터 분단 이전 북녘 교회 연구에 힘써온 북한교회연구원장 유관지(74) 성화감리교회 원로목사의 말이다. 유 목사는 극동방송 PD 시절 북한 지역 옛 교회를 찾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을 계기로 지금껏 북한교회 발굴에 천착하고 있다. 현재 그가 교회 이름과 위치, 역사 등 세부내용을 파악한 분단 이전 북한교회 수는 3000여곳에 달한다.

최근엔 북한 당국의 종교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노동신문’의 종교 관련 기사 분석에도 착수했다. 노동신문 분석에 한창인 그를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만났다.

유 목사가 올해를 통일선교에 있어 결정적 해로 꼽은 이유는 ‘종교 개방’의 큰 흐름을 북한이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7·4남북공동성명 당시 북한에 평양신학원이 개원됐고 88선언과 7·7선언 이후 90년대엔 한국교회의 대북지원이 본격화됐다”며 “시대의 변곡점마다 한국교회 통일선교환경도 같이 변해 왔으므로 남북관계에 여러 진전이 있었던 올해부턴 경제·문화뿐 아니라 종교 분야에서도 개방과 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교회 개방에 대한 조급한 자세나 지나친 낙관에 대해선 경계했다. 북한 체제는 종교에 대해, 특히 기독교에 대해 근본적으로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북이 개방되는 대로 교회를 세우겠다는 조급한 마음보다는 통일 이후 북한 주민과의 통합을 위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한국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로 ‘통일 이후 북한주민 심리·정서적 문제 지원’을 들었다. 장기 독재와 빈곤, 인권 침해 환경에서 지내온 북한 주민이 통일 이후 겪을 정서적 문제는 향후 남북한 통합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인데 이를 해결하는 건 정부보다 민간, 특히 교회가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시설과 같은, 겉으로 보이는 부분은 정부나 기업이 할 수 있지만 사람의 의식은 종교가 담당할 수밖에 없다”며 “구한말 교회가 조선인의 의식구조를 개혁해 시대 변혁의 발판을 마련한 것처럼 한국교회도 한반도 통일과 통합에 있어 이 같은 역할을 담당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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