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을 포인트로 받으면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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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을 포인트로 받으면 어떻게 하지?”

단편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창비신인소설상 받은 장류진

입력 2018-10-1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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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창비신인소설상 수상자인 장류진은 최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과 관련해 “일이 힘들긴 하지만 일을 하면 돈도 벌고, 특별한 에너지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장류진 제공
요즘 직장인들의 격한 공감을 받고 있는 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을 아시는지. 이 소설에는 오너에게 밉보여 현금 대신 포인트로 월급을 받는 신용카드 회사 직원이 나온다. 작품 배경으로 IT 회사 풍경이 생생하게 묘사되면서 이 소설을 담은 계간 창작과비평 링크는 삽시간에 SNS를 장악했다. 창비 편집자는 “독자들이 몰리면서 최근 전문이 실린 창작과비평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됐다. 우리도 직장을 무대로 한 이 소설이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화제의 단편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제21회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은 장류진(32) 작가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소설 모티브에 대해 “경기도 성남 판교 근처에서 일하던 때 월급을 포인트나 상품권으로 받는 회사원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때 그 회사원은 받은 포인트나 상품권을 어떻게 돈으로 바꿀까 상상해봤다”고 말했다.

월급 대신 받은 신용카드 포인트로 물건을 산 뒤 그걸 중고상품 거래 앱에서 팔아 돈으로 바꾸는 소설 속 ‘거북이알’은 허구가 아니라 사실이란 거다. 그는 “내가 IT 회사에서 일해 본 경험도 있고 ‘거북이알’처럼 필요 없어진 물건을 중고로 거래하는 것을 좋아해서 자세히 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왜 인기인 것 같으냐는 질문엔 “일을 하다보면 짜증나는 날도 있고 울고 싶은 순간도 있지 않나. 직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런 장면에 공감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특별한 주제를 염두에 둔 건 아니라고 했다. 장 작가는 “아이러니한데 그 소설은 회사를 그만두고 재취업을 준비하며 쓴 거다. 다시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구상했다”고 했다.

장 작가는 1년간의 ‘백수생활’ 끝에 새 직장에 취업한 지 두 달 정도 된 상태라고 했다. “사실 인터뷰를 하려고 잠시 자리 비우는 게 눈치 보인다”며 웃었다.

회사 안 가는 게 좋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2011년부터 직장생활을 하다 지난해 1년 정도 쉰 건데 일단 돈이 부족했다. 돈을 벌고 있는 사람한테는 어떤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 내가 돈을 벌어서 산다는 자존감도 있고. 그래서 일에는 슬픔도 있지만 기쁨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일의 기쁨과 슬픔을 백분위 비율로 표현해 달라고 했다. “그건 잘 모르겠다. 어쨌든 슬픔이 100%는 아니고 기쁨이 0%도 아니다”고 했다. 소설 제목은 집 책꽂이에 있던 알랭 드 보통의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따왔다. 장 작가는 “앞으로 그때그때 내게 찾아오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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