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정인찬 <11> 새 성전 완공됐지만 소송당해 큰 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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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정인찬 <11> 새 성전 완공됐지만 소송당해 큰 곤욕

행패 부리던 교회 관리인 부상당하자 소송…애타게 찾던 증인 판결 직전 출석, 승소

입력 2018-10-11 00:00 수정 2018-10-1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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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휴스턴한인교회 당회원들. 앞줄 가운데가 정인찬 총장.
미국 휴스턴한인교회 새 성전은 잘 완공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는 소송을 당해 큰 곤욕을 치렀다.

사연은 이랬다. 새 신자가 왔는데 그는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다. 한국에 돌아갈 수 없는 사정이 생겨 미국에서 살기를 원했다. 계속 새벽기도와 주일예배, 철야기도에 참석해 울며 하나님께 기도했다. 나는 그를 돕겠다는 마음이 생겨 이민변호사를 찾았다.

변호사는 불법체류자 단속이 심해 어려우나, 한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가 미국 기관에 취직하면 비자가 연장되고 영주권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교회에 돌아와 당회원들과 상의했다. 그리고 변호사가 알려준 대로 가능한 작게 교회 관리인을 구한다는 신문광고를 냈다. 그런데 한 멕시코인이 교회를 찾아왔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인사를 하고 “어떤 일로 왔느냐” 물으니 자기는 미국 시민권자인데 관리인에 지원하려고 서류를 갖고 왔다고 했다.

미국은 취직할 때 미국 시민권자가 우선순위이고, 그 다음이 영주권자다. 만약 불법체류자를 법에 따르지 않고 쓰면 형벌을 받을 수도 있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수 없이 그 멕시코인을 관리인으로 채용했다.

사실 교회 안에 자원봉사자들이 많아 관리인이 필요 없었다. 그런데 그 형제를 돕기 위한 일이 틀어지고 있었다. 얼마 뒤 더 큰 문제가 생겼다.

관리인이 된 멕시코인은 알코올 중독자였다. 일도 잘하지 않고 월급만 많이 요구했다. 게다가 나만 보면 돈이 없다며 100달러를 달라고 졸라댔다.

“교회는 자비를 베푸는 데가 아닙니까. 목사님은 사랑을 베풀어야하지 않습니까.”

교인들이 말려도 막무가내였다. 술을 먹고 예배를 방해하기 일쑤였다.

한 번은 수요예배를 드리고 나오는데 내 앞을 가로막더니 “100달러만 도와주세요”라며 행패를 부렸다.

옆에 있던 안수집사가 보다 못해 그를 내게서 떼어 놓고자했다. 그랬더니 그는 체격이 건장하고 술에 취한 터라 그 안수집사를 벽으로 ‘확’ 밀고 넘어뜨렸다. 그리고 교회정문 유리창을 문으로 착각해 그대로 나가다 부딪혀 얼굴이 깨졌고 바닥에 넘어져 피를 흘렸다. 911을 불렀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별로 다친 곳이 없어 몇 시간 뒤 퇴원했다.

그런데 며칠 뒤 그는 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청구금액이 무려 20만 달러(약 2억원)였다.

교인들은 금식하며 기도했다. 변호사가 안수집사를 넘어뜨릴 때 교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봤다면 증인으로 나설 수 있고 소송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해줬다.

증인이 딱 한 사람 있었다. 국제결혼을 한 미국인인데 아내를 데리러 와서 교회 화장실에 다녀오다 그 장면을 본 사람이었다. 그 미국인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연락이 통 안됐다.

결국 법정에 섰다. 판사가 판결을 하려는 순간, 우리 교인 한 명이 “목사님, 여기 증인이 왔다”고 소리를 치는 게 아닌가. “어떻게 법정까지 왔느냐”고 물으니 그는 “3일전 가벼운 교통사고가 나서 연락이 안됐다. 오늘 이 재판을 받기 위해 달려왔다”는 것이다.

다행히 그를 증인으로 세웠다. 판사는 증언을 듣고 멕시코인은 교회 관리인에서 해임됐다. 오히려 그에게 벌금 1만 달러(약 1000만원)를 내라고 판결했다. 이후 그 불법체류자는 교회에 취직됐고 영주권도 얻게 됐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일이었다. 인간의 두뇌로는 계산이 안 나오는 하나님의 섭리였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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