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과학] 마이크로세계의 운반자, 광 핀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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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과학] 마이크로세계의 운반자, 광 핀셋

입력 2018-10-11 04:04 수정 2018-10-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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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핀셋 사용한 유전자 조작 개념도GIST 이용구 교수 제공
1970년 미국 벨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아서 애슈킨 박사는 레이저를 이용해 미세입자를 조정할 수 있는 광 핀셋(Optical Tweezer) 기술을 발표했다. 100만분의 1m 수준의 미세 입자를 마치 핀셋으로 콕 집은 듯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킬 수 있고, 물리화학적 상태 변화를 측정할 수도 있는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애슈킨 박사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주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빛은 운동량을 지녀 물체에 힘을 가할 수 있다. 운동량의 변화는 곧 힘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물대포를 쏘면 화분이 쓰러지는데, 이는 물의 운동량이 화분에 전달돼 뒤로 미는 힘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빛 또한 물대포처럼 운동량을 지녀 힘을 전달할 수 있다. 레이저를 렌즈로 집속해 미세입자에 비추면 미세입자에 부딪힌 빛은 굴절돼 경로가 꺾인다. 물줄기가 부딪혀 화분이 쓰러지는 것처럼, 빛이 튕겨 나가며 미세입자는 힘을 받아 움직인다.

광 핀셋은 렌즈를 이용해 고출력 레이저를 깔때기 모양으로 초점에 모은다. 미세입자가 깔때기 안에 놓이면, 레이저 빛은 미세입자를 깔때기의 초점으로 움직이게 한다. 미세입자가 초점에서 벗어나면 초점으로 이동시키는 복원력이 작용한다는 의미로, 결국 미세입자는 초점 부위에 고정된다. 이 상태에서 레이저를 천천히 움직이면 미세입자는 초점을 따라 이동한다. 어떤 접촉도 없이 레이저만으로 물체의 움직임을 조정할 수 있다.

이런 광 핀셋 기술을 사용하면 나노입자, 유전자 혹은 단일 세포 같은 미세입자를 정밀 제어할 수 있다. 즉 원하는 유전자 조각을 잘라 특정 세포의 유전자에 부착시킬 수도 있다. 현재 광 핀셋 기술은 생명공학 분야에 활발히 쓰인다. 단일 세포의 제어, 측정, 조작이 가능해져 세포 단계에서 근본적인 생명공학 연구에 응용할 수 있다. 유전자 치료 및 신약 개발 등 인류의 미래 의학기술 개발에 획기적인 기여가 기대된다.

이남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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