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아이들 천국 예배당… 부모·자녀 모두 주일만 기다려

국민일보

[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아이들 천국 예배당… 부모·자녀 모두 주일만 기다려

<2부> 교회가 돌본다 - ④ 의정부 한성침례교회

입력 2018-10-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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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경기도 의정부 한성침례교회 영유아부 예배에서 어린이들이 엄마와 찬양율동을 하고 있다. 의정부=송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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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권식 담임목사가 점심시간 어린이들을 껴안고 기도해주는 모습. 의정부=송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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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경기도 의정부 한성침례교회(강권식 목사) 예배당. “아아앙” “우아” “아아” 설교시간이 되자 영유아들이 옹알거렸다. 세 살배기 어린이가 예배당 한가운데를 뛰어다녔다. 한 아이는 강단까지 올라갔다. 예배당 벽을 치는 소리도 들렸다. 목에 손수건을 두른 아기의 울음소리가 커지자 그제야 엄마가 안고 밖으로 나갔다.

헌금봉사 위원인 할머니를 따라 두 살배기 유아가 아장아장 따라 나갔다. 축도시간이 됐다. 강권식 목사가 “영유아를 데리고 온 부모 모두 앞으로 나오라. 자녀와 부모를 위해 축복기도를 하겠다”고 하자 성도 60명 중 절반이 우르르 강단 앞으로 나갔다. 좌석에 남은 30명 중 대다수는 결혼을 앞둔 청년이었다.

교인들 평균 자녀 2명 이상

한성침례교회가 작은 교회인데도 영유아 19명, 평균 자녀 2명 이상, 교인 평균연령 30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강 목사는 동문서답했다. “아이들이 제 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식사를 빨리하고 목양실로 내려갑시다.”

강 목사의 말대로 목양실 앞에는 영유아와 초등학생, 부모들이 줄 서 있었다. “와, 내가 3등이다.” “아냐, 내가 2등이야.” 강 목사는 한 명씩 무릎에 앉히고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우리 지우에게 지혜와 명철을 주셔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전하게 지켜주세요. 양육하는 엄마 아빠에게 지혜와 사랑을 주셔서 지우를 믿음으로 잘 양육하게 해주세요.”

기도를 마친 강 목사는 어린이에게 젤리를 선물했다. 부모, 어린이와 일일이 대화까지 나누다 보니 기도시간은 30분이 훌쩍 넘었다. 강 목사가 지난 17년간 한 주도 빠짐없이 해 온 사역이다. 김지은(27·여)씨는 “주일만 되면 아이가 밥을 먹다가 목사님께 기도 받으러 가야 한다면서 목양실로 뛰어 내려간다”며 “아이들도 기도의 영적 의미를 아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1층 교회 카페로 내려가자 청년 2명이 7개월 된 아기를 토닥이고 있었다. 양승일(22)씨는 “아이들을 보면 빨리 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싶다. 교회 집사님들처럼 둘 이상 낳아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조은영(23·여)씨는 “아기가 너무 귀엽다. 애들만 보면 빨리 결혼하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17년째 담임목사가 직접 축복기도

일반 교회는 대예배 때 성도 자녀들을 ‘위탁’하는 개념으로 영유아부, 유초등부 예배를 동시에 드린다. 하지만 한성침례교회는 전(全)세대가 함께 드리는 예배부터 갖는다. 점심식사 후 부서별 예배를 드리는데 본당은 영유아들의 공간이다.

오후 1시30분이 되자 교회 곳곳에 맡겨져 뛰어놀던 영유아와 초등학교 어린이, 부모들이 본당에 모였다. 좌석 곳곳에 기저귀와 두유팩이 보였다. 예배는 히즈쇼 만화 동영상을 활용했다. “세이 영성” “영성” “세이 구원” “구원” 어린이들은 부목사의 구호에 맞춰 요한복음 6장40절을 빠른 비트의 랩에 맞춰 암송했다.

4개월 된 갓난아기를 안고 있던 이선혜(32·여)씨는 “교회마저 사회처럼 출산과 양육 문제를 경제논리에 빠져 부정적으로 이야기했다면 절대 출산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요즘은 주일만 손꼽아 기다린다. 교회에 오면 청년들과 집사님들이 아기를 돌봐주기 때문에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씨는 “나이차가 있긴 하지만 엄마들이 출산과 양육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갖고 구역예배를 드리며 큰 위로를 얻고 있다”고 웃었다.

박주현(36·여)씨도 “또래 엄마들이 없었다면 ‘독박 육아’로 우울증에 걸렸을지 모른다”며 “육아라는 공감대를 지닌 엄마들을 평일과 주일 수시로 만나다 보니 힘이 절로 난다”고 말했다. 박씨는 “주일마다 아기 재우기 경쟁을 하는 청년들이 ‘빨리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싶다’고 한다”면서 “육아가 힘들긴 하지만 작은 헌신이 결혼을 앞둔 청년들에게 도전이 된다는 걸 생각하면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육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모델 제시

젊은 엄마들은 다자녀를 둔 ‘선배들’을 보며 동기부여를 받고 있었다. 세쌍둥이를 키우는 강미진(36·여)씨는 “3명의 자녀를 키우면서 아파도 예배만큼은 절대 빠지지 않는 다른 엄마들을 보며 큰 도전을 받는다”면서 “수시로 아이를 봐주는 청년들과 집사님들이 있어 쌍둥이 3명을 넉넉히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3명의 자녀를 둔 신현주(35·여)씨도 “교회 엄마들끼리 아이 양육에 필요한 물건을 서로 공유하고 교회에서 격려까지 해주니 육아가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어 “교회가 출산과 양육의 성경적 의미를 바르게 전하고 국가나 기업이 자녀 1명 당 3년의 육아휴직을 보장해 준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면서 “출산격려금을 일시에 지원하고 양육비를 5세까지 매달 지원해줘도 출산율이 꽤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젊은 부부의 롤 모델은 4명의 자녀를 둔 이수기(48) 지영은(46·여)씨 부부였다. 이씨는 “담임목사님이 목회의 우선순위를 아이에게 두다 보니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 양육을 선택하는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면서 “나이가 들수록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다’는 시편 127편 말씀이 실감된다”고 했다.

지씨도 “매스컴은 출산과 양육이 마치 여성의 삶을 방해하는 요소인 것처럼 깎아내리지만 막상 아이를 키워 보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이런 부정적 문화에 빠지면 아이를 하나도 낳을 수 없다. 성도들이 생명에 대한 십자가 사랑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교회가 격려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 목사는 2001년부터 목회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과 장소를 결혼·출산·양육 장려에 투입했다. 그 결과는 17년이 지난 지금 나타나고 있다. 그는 “교회에 어린아이들의 울음소리,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면 그 교회는 희망이 없다는 뜻”이라면서 “교회가 결혼·출산·양육 장려 운동에 앞장선다면 하나님은 분명 태의 문을 여시고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 소망을 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정부=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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