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은 사회적 약자 상징… 연탄신학은 실천신학”

국민일보

“연탄은 사회적 약자 상징… 연탄신학은 실천신학”

밥상공동체·연탄은행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연탄 이야기’ 출판 발표회

입력 2018-10-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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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오른쪽)가 25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연탄신학 이야기’를 집필한 춘천연탄은행 대표 정해창 목사와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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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간 이어진 행사에서 발표내용을 경청하는 청중들. 송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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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가난한 자들 속에 있던 성문 밖 예수님을 기억합니다. 가장 낮은 자들을 위해 세워진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신앙의 뿌리가 이것입니다.”

연탄이 신학이 됐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은 25일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노원구 백사마을 골목길에서 책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연탄 이야기’ 출판 발표회를 열었다. 연탄과 밥상으로 섬긴 이 지역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책의 저자인 정해창 춘천연탄은행 대표이자 제자감리교회 목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연탄신학은 새로운 학문이나 이론적 전개가 아닙니다. 오직 밥상공동체와 연탄은행이 전하는 예수의 정신과 심장, 눈물이 담긴 신학적 기초 위에 세워진 복음의 이야기입니다. 시와 에세이, 간증과 육성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연탄을 배달하며 느꼈던 감동을 성서에 근거해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저 한 사람이 아니고 연탄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한 연탄나눔 봉사자 전부입니다.”

432쪽 분량인 두툼한 책의 구상과 집필엔 3년이 걸렸다. 허기복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연탄신학은 실천신학”이라며 “자신을 태워 온기를 전하는 연탄처럼 한국교회에 선한 영향력이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무게 3.65㎏ 한 장당 700원 하는 시커먼 연탄은 단순히 연탄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시대의 사회적 약자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라고도 했다. 허 목사는 책에서 “오늘날 한국교회가 이 약자인 연탄을 찾고 나누고 섬기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고 밝혔다.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은 외환위기로 거리에 실직자가 넘쳐나던 1998년 강원도 원주 쌍다리 아래서 허 목사의 밥 한 끼 나누기로 시작했다. 20년간 노숙인과 에너지빈곤층 등 낮은 이들을, 생명을 담은 밥상과 온기를 품은 연탄으로 섬겨왔다. 책은 “연탄신학은 가진 자 중심의 신학이나 엘리트 중심의 신학에서 벗어나 없는 자 중심, 낮은 자 중심의 신학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책은 총 8부로 구성됐다. 성서에 나타난 밥상과 연탄에서 시작해 20년간 이를 나눈 사람들을 조명했다. 인류문명에서 불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언급하며 연탄도 불이고 이 불이 추위와 어둠, 죽음을 몰아내는 사랑과 복음의 불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임성빈 장로회신학대 총장은 추천 글에서 “연탄은행은 섬김의 현장과 신학이 결코 별개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20년 동안 생명력 있게 이어온 사역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임 총장은 “오늘날 섬김과 나눔을 잃어버리고 외형적 성장과 개교회 번영만을 추구하는 한국교회가 경청해야 할 이야기”라고 전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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