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생기면 남 탓하는데 문제의 가장 큰 부분은 내 안 상처에 있다”

국민일보

“일 생기면 남 탓하는데 문제의 가장 큰 부분은 내 안 상처에 있다”

20년간 ‘상한 마음의 치유와 용서’ 주제로 목회한 임동환 목사

입력 2018-10-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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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환 여의도순복음하남교회 목사가 지난 24일 경기도 하남시 교회 목양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 목사는 “자기의 연약함을 감추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많다”며 “그걸 털어놓을 때 그것이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게 된다”고 조언했다. 하남=송지수 인턴기자
교회를 다니는데도 성도들의 삶은 왜 달라지지 않을까. 교회 안에서도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갈등하고 분노하며 지낼까. 임동환 여의도순복음하남교회 목사는 목회를 시작하고 10년쯤 흘렀을 무렵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가 연구해서 내린 결론은 사람들 마음속의 상한 마음이 치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후 20년간 ‘상한 마음의 치유와 용서’를 목회 중심에 두고 펼쳐온 임 목사를 지난 24일 경기도 하남 교회 목양실에서 만났다.

임 목사는 “목회하는 동안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어떤 일이 생기면 늘 다른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내가 가진 문제, 내 안의 상처가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목회학 박사인 그는 미국 바이올라대에서 교육학으로 박사학위를 하나 더 받았다. 그때 졸업논문의 주제로 용서를 다뤘다. 임 목사는 “나한테 상처 준 사람을 어떻게 용서할 수 있느냐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며 “하지만 그들도 처음부터 상처를 줄 의도는 없었다는 것, 오히려 그들 역시 마음속에 상처를 가진 사람들임을 깨달을 때 비로소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상처는 강한 곳에서 약한 곳으로 흘러가다보니 가정에서 가장 약한 존재인 자녀에게까지 상처를 주게 된다. 임 목사는 “상처 있는 부모 중 상당수는 ‘내 자녀에게는 상처를 주지 말아야지’ ‘나 같은 삶을 살게 하지 말아야지’ 생각하며 살지만 오히려 자기가 가진 열등감이나 분노, 두려움, 비교당함과 편애 등의 상처를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대물림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목회 현장에서 이 같은 주제로 설교하는 것은 물론 성도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도 시작했다. 우선 세미나에선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도록 한다. 문제를 알아야 하나님 앞에,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나아와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목사는 “기독교 심리 상담이 일반 심리 상담과 다른 점은 그 근본이 하나님, 즉 우리를 만드신 하나님 앞에 나아와 우리의 연약함을 고백할 때 하나님이 우리를 돌보시고 치유하신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배라고 강조했다. 예배와 말씀 묵상을 통해 하나님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고 위로받으며 치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삶의 변화를 느낀 성도들이 적잖다. 말도 제대로 못하고 사람들 앞에 서기만 하면 얼굴이 빨개지던 한 성도는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에 시달렸다. 그는 이 문제가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 나아와 연약함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회복된 뒤에는 교회에서 사람들과 함께 봉사활동도 하며 지내고 있다.

그의 사역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기독교방송에서 ‘상한 마음의 치유와 용서’에 대한 강의를 했다. 당시 참석자들의 호응과 함께 강연 요청이 이어지면서 이를 묶어 같은 제목의 책을 펴냈다.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에서도 요청이 들어와 강의를 하고 있다.

임 목사는 최근 ‘강하지 않아도 괜찮아’(북랩)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성경묵상을 담은 책이다. 임 목사는 “사람들이 상한 마음의 정체를 알고 난 뒤 성경에는 어떤 상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는지, 하나님은 그들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궁금해했다”며 “야곱 모셉 여호수아 기드온 삼손 룻에 이르기까지 약한 사람들에 대한 묵상을 담았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하나님이 쓰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특성은 “자기의 연약함을 인식하고 살아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나는 못 한다’고 고백했지만 하나님은 각 사람마다 가진 장점을 놀랍게 끌어내서 그 사람을 사용해주셨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살아갈 때 모든 연약함을 이길 수 있다”며 “그래서 ‘하나님이 하셨구나’라는 고백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대에서 강의하며 그는 신학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성경 본문을 어떻게 묵상해야할지, 말씀을 어떻게 적용하고 설교해야 할지 모르는 신학생들을 많이 봤다고 한다. 그는 “신학생들이 이 책을 갖고 설교 연습을 해보면 좋겠다”며 “평신도뿐만 아니라 목회자와 평신도 리더들 역시 심방 가기 전에 읽어보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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