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사역, 선교의 좋은 기회 될 수 있어”

국민일보

“난민사역, 선교의 좋은 기회 될 수 있어”

20년 넘게 디아스포라 사역, 고신대 이병수 교수

입력 2018-11-0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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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수 고신대 교수가 최근 부산 영도구 국제다문화사회연구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여름방학이 시작된 지난 7월 17일 이병수(61) 고신대 교수는 홀로 출국길에 올랐다. 이주민을 돕는 디아스포라 사역을 20년 넘게 해왔던 이 교수는 그로부터 40일간 8개국을 다니며 디아스포라를 만나고 돌아왔다. 이동거리만 지구 반 바퀴였다.

부산 영도구의 국제다문화사회연구소에서 최근 만난 이 교수는 세르비아 난민촌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난민촌에는 시리아 이란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파키스탄의 난민 500여명이 모여 살고 있었다. 대부분 내전을 피해 떠나왔지만 일부는 종교 탄압에 못 이겨 조국을 탈출했다.

이 교수는 “무슬림 국가에서 기독교인으로 살다 핍박을 피해 나라를 떠나온 이들도 있었다”며 “난민에 대한 정의에 ‘종교적 박해를 피해’라는 말이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인지 못했음을 새롭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곳의 난민 중 30여명이 지난해 세례를 받았다. 그는 “세례를 받은 이란 여성 2명은 인도주의적 도움만 주지 말고 담대히 복음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가 전하는 복음을 수용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며 “디아스포라, 나아가 난민 사역이 선교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디아스포라 사역의 초점이 난민에 모아지고 있다고 했다. 시리아 내전으로 유럽 전역에 시리아 난민들이 흩어지면서 이들 모두 디아스포라가 됐다. 현재 국내에도 시리아 난민 800여명이 들어와 있다. 이 교수는 이 중 30여명을 돕고 있다. 이 교수는 “국내에 난민에 대한 우려가 실제보다 너무 부풀어져 있다”며 “좀 더 여유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디아스포라 사역에 뛰어든 데는 아내의 영향이 컸다. 아내는 대만 국적의 화교다. 1996년 사역을 시작해 2014년까지 아내와 둘이 사역을 감당했다. 여기에 고신대 교수들이 합류하면서 국제다문화사회연구소로 발전했다. 지금은 해외의 디아스포라·난민 사역자들과 함께 “나그네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이 교수가 휴대전화를 꺼내 보여준 SNS엔 전 세계 난민 사역자 140명이 모여 있었다.

‘A-PENer’라 이름 붙여진 이 그룹은 원래 아랍권·페르시아 지역에서 난민 사역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지금은 호주 독일 등 세계 각국으로 범위가 넓어졌다. 이 교수는 사역이 힘들 때마다 90년대 초 미국 리폼드신학교에 유학했던 때를 떠올린다. 그는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방인으로 머물었는데 당시 미국 교인들은 항상 사랑으로 우리를 대해줬다”며 “그때 받은 사랑을 갚는 길은 나 역시 한국에서 사랑을 전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달 3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언더우드 국제대 외국인 학생 1200명에게 ‘지구촌과 난민’을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여름에 만난 난민들을 소개하며 “국내에 들어오는 난민이 많은데 특별히 기독교인들이 그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글·사진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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