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우리를 둘러싼 미신의 숲

국민일보

아직도 우리를 둘러싼 미신의 숲

일상 속 수많은 미신, 크리스천들은 어떻게 봐야 할까

입력 2018-11-30 17:42
  • 미션라이프 카카오플러스 친구등록하기

기사사진

사진=게티이미지

기사사진

타로 점을 보는 점술사

기사사진

타로·궁합·사주를 보고 있는 젊은이들

기사사진

‘13일의 금요일’을 표시한 달력

기사사진

타로카드
이전사진 다음사진
1 2 3 4 5
일간지 ‘오늘의 운세’로 하루를 시작하고, 대학입학과 취업을 앞두고 점을 보며, 연말연시에 토정비결을 본다. 결혼 상대자와의 궁합을 보고 이삿날과 결혼식 날짜는 ‘손 없는 날’로 잡는다. 요즘은 취업이 어려운 청년들마저 팍팍한 일상에 위로받고 싶어 점집을 찾는다. 이 정도면 ‘삶의 운전대’를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맡겨 놓은 것이 아닌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김나영(가명·32)씨는 시험을 본 후 불안해 타로 점집을 찾았다. 누군가에게 위안을 받고 싶었다. 점술인은 너무나 당연하고 좋은 말만 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게도 그 당연한 말을 듣기 위해 그는 점집을 계속 찾았다. “처음엔 친구와 호기심으로 갔는데 점점 점술인에게 삶이 휘둘리는 것 같아 중단했어요.”

‘미신(迷信)’이란 비과학적이고 종교적으로 망령되다고 판단되는 믿음을 말한다. 또는 과학적·합리적 근거가 없는 것을 맹목적으로 믿는 비이성적인 행위를 의미한다. 대부분 미신이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알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일상 속에 미신이 깊숙이 스며있다. 미신을 행하는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그냥 재미로 보는 거예요” “재미있잖아요”라고 말한다. 과연 미신이 재미로 끝나는 행위일까?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미신과 징크스

‘미신경제학’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 미신 관련 산업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국내에는 현재 30만명 이상의 역술인, 15만명 이상의 무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24일 영국 이코노미스트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사주·운세 시장은 37억달러(약 4조원) 규모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에서 사주·타로가 보편화한 이유 중 하나로 정신건강 치료가 사회 전반적으로 터부시 된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경제적 풍요 속에서 정서적 만족을 찾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사주·타로 시장의 소비자가 됐다고 풀이했다.

점집을 찾고 굿을 하는 것만 미신이 아니다. 별자리운세, 오늘의운세, 타로, 신년운세, 사주팔자, 궁합 외에 일상 속에서 행해지는 미신이 적잖다. 어린 시절 들었던 ‘빨간색으로 이름을 쓰면 죽는다’란 말부터 ‘돼지꿈을 꾼 다음 날 복권을 사면 당첨이 된다’ ‘13일의 금요일은 불길하다’ ‘병오년에 태어난 말띠 여자는 팔자가 사납다’ ‘밤에 손톱을 깎으면 영혼이 쥐한테 간다’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서 떨어진다’ ‘삼재가 들었으니 조심하라’ ‘윤달에 수의를 만들어 놓으면 부모님이 장수한다’ 등은 인과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다. 숫자 4를 죽음을 의미하는 불길한 숫자로 여겨 엘리베이터 층 표시를 ‘1, 2, 3, F, 5…’로 하기도 한다. 아예 4동이 없는 아파트 단지도 있다. 운동선수들은 징크스를 많이 갖고 있다. 여행 중 분수대에 동전을 던지거나 돌멩이로 탑을 쌓는 모습은 비일비재하다.

사람들이 징크스나 미신을 믿는 이유는 예측 불가한 미래를 통제하고 싶어서다. 인과관계를 억지로 갖다 붙여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 한다. 많은 경우 행운이 오거나 복이 나가는 것과 연결돼 있다. 사업장을 개업할 때나 결혼식 날을 정할 때도 ‘손 없는 날’을 택한다. 민속신앙에서 ‘손’이란 날수에 따라 동서남북 4방위로 다니면서 사람의 활동을 방해하고 해코지한다는 귀신을 이른다. 즉 ‘손님’이란 뜻이다. 귀신이 움직이지 않는 날을 ‘손 없는 날’이라고 한다. 미신에 사로잡혀온 근거 없는 금기에 세뇌 당하며 사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우리는 왜 미신에 빠져드는가

미신이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매번 찾아오지 않는 행운, 통제 불가능한 미래에 대한 나약한 인간의 선택이 곧 미신이다. 미신과 헛된 금기를 깨야 한다. 불행이 찾아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을 줄여가야 한다. 비이성적인 것들에 우리 삶이 휘둘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오직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우리의 행복을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믿음이 세워져야 한다.

목회자들은 우리의 삶을 구속하는 비이성적인 믿음이 우리를 지배하는 것을 내버려 둬선 안 된다고 말한다. 내 삶은 내가 하기 나름이고 나의 온전한 의지에 좌우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심리학자들은 사소한 미신이라도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면서 받아들이면 결국 우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도 비합리적인 영향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사회적 성취도가 높은 사람들은 미신이나 징크스를 잘 믿지 않는 경향이 있다. 스스로 노력하면 상황이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과 의지가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 미신이나 징크스로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하면 제대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에 개선의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마음의 위안을 주께 찾으라

성경은 철저하게 미신과 무속 행위를 금한다. 크리스천은 운명이나 팔자에 짓눌려 살지 않는다. 미신을 믿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주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이 바른 크리스천의 자세이다. 성경은 분명히 하나님은 우리를 살리기도 하시고 죽이기도 하는 분(삼상 2:6)이라고 말한다. 또 “점쟁이나 길흉을 말하는 자나 요술하는 자나 무당이나 진언자나 신접자나 박수나 초혼자를 너희 가운데에 용납하지 말라”(신 10∼11)고 하셨다.

창조와 섭리는 하나님의 전권이다. “사람의 걸음은 여호와로 말미암나니 사람이 어찌 자기의 길을 알 수 있으랴”(잠 20:24)는 말씀에서 보듯 인간은 자신의 앞날을 알 수 없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을 섬길 것인가, 아모리 사람들의 신을 섬길 것인가 지금 결정하라”고 했다. 그리고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다”고 선언했다.

신앙인의 불안과 두려움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불안할수록 하나님을 더 의지하고 찾아야 하는데 보이는 것과 현상적인 것에 눈과 귀가 쏠릴 위험성이 커진다.

전정희 군산 대복교회 목사는 “기도와 말씀 묵상을 생활화하고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 영적으로 건강해진다”며 “인본적인 노력을 멈추고 말씀대로 순종하고 살기로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회는 힘들 때 위로받을 수 있는 공간이나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

반려인 연구소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