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양치(養齒)의 원래 우리말은 양지(楊枝)

국민일보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양치(養齒)의 원래 우리말은 양지(楊枝)

입력 2018-12-08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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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사는 수(壽), 재물이 풍요로운 부(富),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한 강녕(康寧), 덕을 좋아해 가까이하면서 즐겨 행하는 유호덕(攸好德), 제 명대로 살다가 편안한 상태로 죽음을 맞는 고종명(考終命). ‘오복’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유호덕과 고종명 대신 존귀함을 받는 귀(貴)와 자손을 많이 두는 중다(衆多)가 꼽히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오복에 꼭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있지요. 이(齒牙, 치아)입니다. 튼튼한 이 가진 걸 큰 복으로 여겨온 겁니다. 질 좋은 칫솔과 치약이 있는 지금도 이를 잘 관리하는 게 어려운 걸 보면 이해가 됩니다.

음식을 먹은 뒤나 잠자기 전 이를 닦는 것을 ‘양치(질)’라고 하지요. 우리말은 ‘버드나무 가지’라는 뜻의 양지(楊枝)였습니다. ‘양지하다’처럼 쓰였지요. 아낙들이 모여 빨래를 하거나 아이들이 놀던 냇가, 물 긷는 우물가에는 으레 버드나무가 서 있었습니다. 그 가지를 뚝 분질러 끝 부분을 살살 깨물어 부드럽게 한 뒤 그걸로 이를 닦고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을 파내곤 했는데, 그게 바로 ‘양지(질)’입니다. 냇가나 우물가에 버드나무가 많아 그걸 주로 이용해 양지질을 했는지, 양지질을 하려고 물가에 버드나무를 많이 심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일본인들이 쓰는, ‘양지’와 의미나 발음이 비슷한 ‘양치(養齒)’가 이 땅에 흘러들어 입에 오르내리다 굳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의 이는 왜, 평생 양치를 안 해도 위엄을 유지하는 맹수들의 이빨, 빠지면 나고 빠지면 또 난다는 상어들의 이빨과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어문팀장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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