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선거구제-예산안 연계 처음 본다”는 이해찬, 절반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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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선거구제-예산안 연계 처음 본다”는 이해찬, 절반만 맞다

민주당도 야당 시절 국정원법을 예산안과 연계시키며 시간 끌어

입력 2018-12-0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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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가 30년 정치를 했는데 선거구제를 예산안과 연계해 통과시키지 않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손학규 바른미래당·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정치 현안과 예산안 처리를 연계시킨 것은 오랜 관행”이라고 반박하고 나서면서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를 두고 경선을 벌인 세 사람이 공개 설전을 벌이는 모양새가 됐다. 국회 역사를 따져보면 현안을 예산안과 연계시킨 사례는 수두룩하다. 다만 그 현안이 명백히 선거법 개정과 관련된 경우는 찾기 힘들다. 종합하면 이 대표 주장은 많이 쳐줘야 절반 정도만 맞는 셈이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간 오찬 간담회를 시작으로 연일 야당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야당들이 예산안과 선거법 개정을 연계해 농성하고 있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예산을 담보로 선거법을 연계하는 건 있을 수 없고, 의원을 하면서도 본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손 대표가 “이 대표 발언은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 못하는 격”이라며 반박했다. 손 대표는 이어 민주당이 야당 시절 예산안 처리와 정치 현안을 연계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야당 시절인 2011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매각과 관련된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했지만 합의가 무산되자 2012년도 예산안 표결을 보이콧했다. 2013년에도 민주당이 국가정보원 개혁법을 예산안과 연계시키면서 2014년도 예산안은 해를 넘겨 1월 1일 새벽에야 처리됐다.

정 대표도 “1991년 예산안 처리 때도 야당이 지방자치 선거제도 관련 선거법을 연계시켜 관철해냈다. 당시 가장 앞장선 사람이 바로 이 대표였다”며 가세했다. 당시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야당이던 평화민주당은 광역의회에서의 중(中)선거구제 채택, 비례대표제 도입 등 지방자치제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며 ‘선(先) 지자제 협상, 후(後) 예산 처리’를 요구했다. 이에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이를 수용하고 1주일 뒤에야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당시 평민당 초선 의원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은 “당시 선거법 개정 관철은 평민당 총재였던 김대중 대통령의 단식투쟁으로 이뤄진 것이고, 예산안을 볼모로 잡지 않았다”고 재반박했다.

집권당이 오히려 예산안 처리와 현안을 연계한 사례도 있다. 2016년도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새누리당은 노동 관련 5법과 경제활성화 법안 등을 함께 처리하자며 당시 야당이던 새정치민주연합을 압박했다. 법정 시한까지 교섭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 국회 본회의에 정부예산안이 자동 상정되는 국회선진화법을 활용해 야당이 쟁점 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예산 심의 과정에서 반영된 야당의 요구사항이 날아갈 수 있다는 일종의 ‘협박전략’이었다.

이종선 신재희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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