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나눔 필요없는 사회가 목표지만 소외이웃 위해 나누는 일은 계속해야”

국민일보

“연탄 나눔 필요없는 사회가 목표지만 소외이웃 위해 나누는 일은 계속해야”

연탄은행 홍보대사 9년간 맡은 김용균 변호사의 소회

입력 2019-01-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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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가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9년간의 연탄은행 홍보대사 일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연탄은 빈곤과 소외의 아이콘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아직도 연탄에 기대어 겨울을 나는 이웃이 14만 가구에 수십만 명이다.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대표 허기복 목사)의 진짜 목표는 결국 연탄을 없애는 것이라고 연탄은행 홍보대사인 김용균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는 말한다. 소멸을 위한 나눔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김 변호사는 2010년부터 활동한 연탄은행 홍보대사를 마무리하고 올해부터는 고문 변호사로 남는다. 그에게 9년간 활동에 대한 소회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바른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연탄의 목표는 자신을 태워 온기를 전하고 소멸하는 겁니다. 연탄은행 역시 나눔의 역할을 열심히 해서 우리 사회에 연탄은행이 필요 없게 되는 게 목표입니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도 재개발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연탄을 나누는 일이 줄겠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이 줄어드는 건 아닙니다. 새로운 나눔의 일을 찾아야 합니다.”

김 변호사는 “홍보대사는 원래 ‘마스크’가 좋고 젊은 사람이 해야 하는데 허 목사님의 강권에 따라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2008년 서울북부지방법원장으로 재직할 때 백사마을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하면서 ‘아, 아직도 이렇게 사는 이웃이 있구나’ 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2010년 서울행정법원장과 가정법원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무리하면서 연탄은행 홍보대사로 거듭났다. 전북 익산 출신인 그는 “연탄도 아닌 아궁이에 불을 때는 시골에서 유년기를 보냈지만, 법관으로 일하며 과분하게 누렸다”면서 “나의 안락과 반비례해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도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는 상상력이 세상을 바꾼다”는 조앤 롤링(‘해리 포터’ 작가)의 말을 인용했다. 법원장 시절엔 지방법원별로 연탄 봉사를 하도록 이끌었고 지금도 법무법인 바른 직원들과 함께 매년 연탄 나눔에 참여한다.

2017년에는 법률 공익활동을 체계화하기 위해 공익사단법인 ‘정’을 세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변호사는 “법무법인 바른만 해도 200명 넘는 변호사들이 있는데 이들의 봉사활동을 더 조직적·체계적·정기적으로 하기 위해 구성한 단체”라고 밝혔다.

촌음을 아껴 쓰는 변호사임에도 그는 지난해 11월 ‘카멜리아 스토리-마음으로 읽는 동백 이야기’란 수필집을 출간했다. ‘낙타의 눈’ ‘능수 벚꽃 아래서’ 등 시집도 냈다. ‘낙타의 눈’에는 ‘연탄 나눔’이란 제목의 시가 나온다. ‘고작 연탄 몇 장을 너무 큰 선물로 받아주어 고맙습니다’로 시작해 ‘한낱 연탄 몇 장을 가슴 찡한 사랑으로 돌려주어 고맙습니다’로 끝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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