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뉴 뮤직' 사랑받는 직업, 받은 만큼 함께 나눠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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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뉴 뮤직' 사랑받는 직업, 받은 만큼 함께 나눠야죠

연탄 나눔 동참한 힙합 전사들 '브랜뉴 뮤직'특별한 시무식

입력 2019-01-09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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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뉴 뮤직’ 소속 DJ 아이티(왼쪽)와 칸토가 8일 서울 성북구 보국문로29길 산동네에서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연탄 나눔으로 새해를 여는 힙합 전사들이 있다. 버벌진트 범키 등이 소속된 힙합 레이블 ‘브랜뉴 뮤직’ 소속 뮤지션들이다. 대중에게 받은 사랑을 소외된 이웃에게 돌려주는 이들의 특별한 연탄 배달 시무식에 동행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7도까지 내려간 8일 서울 성북구 보국문로29길 일대. 국민대 뒤편 속칭 ‘06번 종점’으로 불리는 산동네에 힙합 뮤지션들이 모여들었다. 북한산에서 내려온 칼바람이 그대로 얼굴을 할퀴는 날씨였다.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가 “자, 허리를 곧추세우셔야 합니다”라고 외쳤다. 연탄 지게를 진 뮤지션들이 싱긋 웃으며 “잘 알아요. 전에도 했어요”라고 답했다.




브랜뉴 뮤직은 2014년부터 새해 첫 모임을 연탄 나눔 활동으로 대체해 왔다. 2016년 배식 봉사를 했을 때를 빼고 벌써 5회째 연탄 배달 봉사다. 이날은 아티스트와 스태프를 합쳐 60여명이 참석했다. 자신들이 후원한 연탄 5000장 가운데 3000장을 이곳 정릉3동 2통과 3통 지역에 나눴다.

브랜뉴 뮤직 대표 라이머(42)는 “누군가 사랑해주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게 뮤지션”이라며 “우리가 받은 사랑을 음악 외적 방법으로 이렇게 몸을 움직여 감사를 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라이머는 쌓인 채 붙어있는 연탄을 떼어 소속사 식구들 지게에 올려주는 일을 했다. 허리를 끊임없이 굽혔다 펴야 했다.

노란 머리카락이 눈에 띄었다. 힙합 뮤지션 칸토(24)였다. 2013년 Mnet의 쇼미더머니, 2017년 KBS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에 출연했다. 연탄 6장을 지게에 지고 묵묵히 비탈길을 걷던 그는 “저스틴 비버 같은 슈퍼스타가 돼 세계 투어를 하고 싶다”는 새해 포부를 밝혔다. 보잉 선글라스에 군용 작업복 차림의 DJ 아이티는 “다른 분을 돕는다는 이 즐거운 기분을 계속 느끼고 싶어 연말에 이어 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을 연탄 나눔 활동으로 이끈 주역은 김형욱(75) 브랜뉴 뮤직 전무였다. 서울 사랑의교회 안수집사인 그는 “2014년엔 20여명이 봉사에 참여했는데 이젠 60여명으로 늘었다”며 “좋은 일 하면서 새해를 시작하니 회사도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탄을 배달한 칸토에게 주민 강영자(72)씨가 보리차를 건넸다. 따스한 온기가 잠시 퍼졌다. 강씨는 딸 둘을 출가시켰고 아들은 지방에서 일을 해 집에 없다고 했다. 산동네에 들어온 지 40년째, 음악하는 친구들이 날라준 연탄 200장이 강씨의 창고에 차곡차곡 쌓였다. 강씨는 “3년 전에는 연탄을 사서 썼는데 연탄값과 배달비가 계속 올라 연탄불을 적게 피우곤 했다”면서 “오늘 나눠준 연탄이면 앞으로 한 달 넘게 따듯하게 지낼 수 있다”고 고마워했다.

연탄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간 7000명의 봉사자와 함께 사랑의 연탄 90만장을 에너지 빈곤층 5000여 가구에 나눴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에너지 빈곤층이 4월까지 따듯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서는 150만장의 연탄이 더 필요하다”면서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이들에게 연탄 보릿고개가 오지 않도록 연탄 한 장 800원의 기적에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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